美, '사우디 수교' 카드로 '가자지구 휴전' 이끌어낼까?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과 사우디의 상호방위 조약이 완성 단계에 근접했다"고 밝히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물론 중동지역의 정치지형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과 사우디의 상호방위 조약은 사실상 이스라엘·사우디 간의 관계 정상화로 이어지는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동지역의 평화·안정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추진해왔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수교 대가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준의 상호방위 조약 체결과 민간 핵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허용 등을 미국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하면서 시작된 전쟁으로 관련 논의는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의 이유 중 하나라 이스라엘·사우디의 수교 협상이 급진전을 막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내놓은 바 있다.
 
하마스의 경우,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할 경우 이제 이란 외에는 의지할 곳이 없어 당장 입지가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도 압박을 받는 것은 매한가지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략 중단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없이는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도 "이스라엘·사우디의 수교를 진전시키려면 가자지구의 평온과 팔레스타인 국가건설을 위한 믿을만한 경로 등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에 시그널을 보내기도 했다. 
 
미국이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스라엘·사우디의 국교 정상화 논의를 재개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미국은 하마스에게도 휴전 합의에 즉각 응하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은 중재국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해 인질 석방과 함께 6~10주간의 1차 휴전을 시행한 뒤, 이후 '지속적인 고요함을 회복'하는 단계로 이행하자는 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도 이스라엘이 제시한 새 휴전협상안을 검토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려는 서방과 중재국들의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가 받아 든 제안은 이스라엘로선 대단히 관대한 것"이라며 "하마스가 빠르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터진 후 7번째로 중동을 찾았다. 그는 조만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과 사우디아라바이와의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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