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이 28일 치러진 중의원 보궐선거에서 전패하면서 기시다 후미오 정권이 큰 타격을 입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 15구, 혼슈 서부 시마네 1구, 규슈 나가사키 3구 중의원 의원을 뽑는 보선에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했다.
시마네 1구는 2023년 11월 자민당 소속 호소다 히로유키 전 중의원 의장의 사망으로, 나가사키 3구는 자민당 아베파 소속의 다니가와 야이치 의원이 1월에 사직하면서 공석이 됐다. 도쿄 15구는 가키자와 미토 의원이 지난해 2월 선거법 위반사건을 둘러싸고 사임해 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자민당은 불법 정치자금 사건 여파로 시마네 1구를 제외하고 후보를 내지 못했다. 시마네 1구는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자민당이 무패를 자랑해 '보수 왕국'으로 불렸지만 결국 패배했다.
자민당은 기시다 총리를 비롯해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오부치 유코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시마네 1구에 총출동했지만 입헌민주당 가메이 아키코 전 의원에 패배했다.
입헌민주당은 불륜 파문을 겪은 베스트셀러 '오체불만족' 저자 오토타케 히로타다를 비롯해 후보 9명이 경쟁한 도쿄 15구, 야당 후보끼리 양자 대결을 펼친 나가사키 3구에서도 각각 승리하면서 선전했다.
자민당이 보궐선거 참패 성적표를 받으면서 기시다 내각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비자금 사건에 대한 자세를 추궁당한 기시다 총리에게는 냉엄한 결과가 됐다"며 "향후 정권 운영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교도통신도 "보선 전패는 자민당에 대한 강한 비판을 뒷받침하는 형국"이라며 "세 의석은 모두 자민당 의석이었던 만큼 기시다 정권에 타격이 됐다"고 해설했다.
다만 불법 정치자금 사건의 주범이 기시다파가 아닌 아베파·니카이파인 만큼, 곧바로 '기시다 총리 끌어내기'로 이어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테레비도 이번 보궐선거의 결과로 당장은 기시다 총리 사임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