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세븐틴, '상암 단콘' 개최…신곡 4곡 들어봤더니

그룹 세븐틴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앙코르 콘서트 '팔로우 어게인 투 서울' 첫날 공연을 열었다. 세븐틴 공식 트위터
2019년 합동 콘서트인 '드림 콘서트'를 열 때만 해도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팬덤 캐럿(CARAT)은 지금과 비교하면 적은 수만 와 있었다. 그로부터 5년 후,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성장해 온 세븐틴은 같은 장소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팀이 됐다. 27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세븐틴 앙코르 콘서트 '팔로우 어게인 투 서울'('FOLLOW AGAIN' TO SEOUL) 첫날 공연에는 3만 5천 관객이 함께했다.

지난해 7월 시작한 '팔로우' 투어의 앙코르 버전인 '팔로우 어게인 투 서울'은 앞서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연 단독 콘서트에 이어 무대를 '스타디움'으로 옮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 '팔로우'라는 원본이 있는 공연이었기에 세트 리스트는 거의 비슷했다.

가장 달라진 점이자, 이번 콘서트에서 제일 기대되는 점으로 꼽힌 것은 역시 '신곡 무대'였다. 2015년 5월 데뷔해 곧 9주년을 맞는 세븐틴은 오는 29일 스페셜 앨범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17 IS RIGHT HERE)의 타이틀곡 '마에스트로'(MAESTRO)와 보컬팀 신곡 '청춘찬가', 퍼포먼스팀 신곡 '스펠'(Spell), 힙합팀 신곡 '랄라리(LALALI)까지 총 4곡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세븐틴 보컬팀은 신곡 '청춘찬가' 무대를 최초 공개했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라는 앨범명은 '13(멤버)+3(유닛)+1(하나의 팀, 캐럿)=17'이라는 세븐틴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은 이름이다. 공연 중반부에 배치된 각 유닛 무대에서 수록곡을 공개하는 게 먼저였다. 타이틀곡 '마에스트로'는 본 공연 마지막에서 두 번째 곡으로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4곡은 전부 만족스러웠다. 특히 유닛 신곡이 기대보다 더 좋았다. 세븐틴 내 유닛 보컬팀, 퍼포먼스팀, 힙합팀이 각각 지닌 지향점과 분위기와 잘 어울리면서도, 확실히 다른 개성을 품고 있어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다.

정한·조슈아·우지·도겸·승관으로 이루어진 보컬팀의 '청춘찬가'는 경쾌한 리듬과 귀에 꽂히는 멜로디가 멤버들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어울리는 곡이다.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하고 아름다운 지금을 만끽하자는 주제의 곡이다. 라이브 밴드 연주와 궁합이 잘 맞는 '청춘찬가'는 왠지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 청춘물 삽입곡 같았다. 희망을 노래하며 힘을 주고 벅찬 감정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세븐틴 퍼포먼스팀이 신곡 '스펠' 무대를 하는 모습.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준·호시·디에잇·디노로 이루어진 퍼포먼스팀의 '스펠'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서로의 마음을 아마피아노 장르 음악으로 표현한 이 곡은 몽환적이면서 세련되고 섹시한 느낌이 강조돼 신선했다. 골반을 활용한 안무가 나왔을 때 특히 관객 호응이 컸다.

에스쿱스·원우·민규·버논이 뭉친 힙합팀 신곡 '랄라리'(LALALI)는 붐뱁과 덥스텝 요소가 가미됐고, 여유로우면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가 묻어나는 노래다. 국악기가 등장하는 것이 신선했고, 버논의 랩이 인상적이었다.

팬들의 기대가 가장 컸던 타이틀곡 '마에스트로'는 강렬한 비트와 피아노 사운드가 특징인 댄스 알앤비로, '다양한 우리가 모여 우리의 세계를 지휘해 나가고 흐름을 주도하는 최고가 되자'는 주제의 곡이었다.

세븐틴 힙합팀이 신곡 '랄라리' 무대를 하는 모습.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인원 그룹이라는 점을 십분 살린 구성의 '마에스트로'는 말 그대로 지휘자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과 지휘봉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웅장함과 파워풀함을 주 무기로 하는 곡이었다. 멤버들이 웨이브 하는 구간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이미 '팔로우' 콘서트 때부터 포함돼 있었지만 '홈런'(HOME;RUN)으로 시작되는 구간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지상 최대의 쇼'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자신감에 걸맞게, 어느 때보다 흥겨운 무대가 계속됐다.

재미있고 웃긴 그룹으로 정평이 난 세븐틴의 재치와 너스레가 응집된 노래는 아마 '레프트 앤 라이트'(Left & Right)가 아닐까. 이른바 '디케이(도겸) 타임'에서 도겸은 무대 왼쪽과 오른쪽을 누비며 몹시 강렬한 엉덩이춤을 선사했다.

세븐틴이 타이틀곡 '마에스트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 음원을 들어서는 심심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콘서트 버전'이 압도적으로 신났다. 우지, 승관의 까랑까랑한 고음이 기억에 남고, 최근 아이돌 사이에서 인기인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를 세븐틴 버전으로 풀어 호응을 끌어냈다.

세븐틴만의 긍정적인 감성이 담긴 찬가 '음악의 신'도 콘서트 밴드 라이브 버전으로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무엇이 우리의 행복인가 뭐 있나 춤을 춰 노래하자 이것이 우리의 행복이다"라며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가사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멜로디가 강점이었다. "쿵치팍치 쿵쿵치팍치 예" 하는 킬링 파트 때 반짝이는 응원봉이 넘실거리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디노는 "사실 공연 규모도 중요하지만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정말정말 재미있고 신났다. 이거 다 여러분들 덕분"이라며 "정말 이렇게 큰 무대에 설 수 있게 해 주신 건 다 캐럿들 덕분이고 그 기회에 보답하도록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 세븐틴은 캐럿의 존재 이유, 그리고 캐럿은 세븐틴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밴드 라이브 연주로 구성돼 듣는 재미를 높였다. 사진 가운데가 밴드의 모습.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오프닝에서부터 본인이 마포 출신이라고 밝힌 버논은 "오늘 마포 사는 친구들이 왔다"라며 "이런 현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캐럿이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사랑한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디에잇은 "멤버들이 드림 콘서트 때 얘기를 계속했는데, 여기서 정말 큰 꿈이 하나 시작했다"라며 "정말 열심히 달리다 보니까 오늘 캐럿들 꿈이 이뤄졌다. 정말정말 고맙다. 이 추억을 가지고 더 멋있는 아티스트 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여러분에게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겠다'라고 공언한 승관은 관객을 향해 "그 약속이 잘 지켜졌나?"라고 묻고 그렇다는 답을 받았다. 승관은 "어떤 표현도 부족한 거 같고 한 분 한 분 오신 분들을 위해서 맘껏 쏟아내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목이 살짝 가는 느낌이 드는 걸 보니 제가 오늘 그래도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보이는 사정과 보이지 않는 속사정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무대 위에서는 캐럿들과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는 세븐틴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도겸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다 채워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오늘도 열심히 해 보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거 같다"라며 꾸벅 인사했다. 그는 "기다려 주시고 보고 싶어 해 주신 마음 보답을 잘해야겠다. 앞으로 남은 활동들도 내일 남은 공연도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남은 하루였다"라고 돌아봤다.

세븐틴이 첫 곡 '손오공' 무대 당시 구조물을 통해 등장하는 장면.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민규는 "사랑한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라고 짤막한 소감으로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원우도 "덕분에 행복했고 앞으로도 이 행복함을 지켜 나가기 위해 더욱 열심히, 재밌게 살아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우지는 "누군가에게 평범한 하루로 남을지 모르겠지만 여러분과 저희에게는 십 년짜리 하루 같다. 그만큼 그냥 너무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에 최대한 하나하나 많이 담아가려고 노력 많이 했다. 너무 좋은 표정으로 저희 맞이해 주셔서 감사하다. 언제나 열심히 하는 세븐틴 되겠다"라고 밝혔다.
 
호시는 "무대를 할 수 있고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영광이고 제 아이돌 가수 인생에 정말 의미 있는 하루였다. 감사하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준은 "너무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알렸다.

세븐틴이 공연을 마치고 팬들이 준비한 슬로건을 들고 있는 모습. 세븐틴 공식 트위터
조슈아는 "캐럿들이 저희 무대 너무 열심히 응원해 주시고 노래도 너무 잘 따라 불러 주시고 춤도 같이 춰 주셔서 저희 멤버들이 다 흥이 난 거 같다. 이렇게 큰 공연장을 꽉꽉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늘이 여러분들께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한은 "한국에서 가장 크다고 손에 꼽히는 경기장 중 하나를 캐럿분들과 세븐틴이 단독으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의미 있고 좋다. 너무 감사하고 저도 더 열심히 할 테니까 우리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어 보자"라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총괄 리더 에스쿱스는 "제가 회사를 2010년도에 들어왔는데, 아이돌 생활해 온 모든 것들을 오늘 다 보답받은 거 같아서 너무 뿌듯하고 기분 좋다"라며 팬들에게 "정말 누구 하나 집에 돌아갈 때 이렇게 많은 사랑받는 와중에 '나는 초라한 한 사람이구나' 그런 생각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에스쿱스는 "앞으로 더 큰 공연장에서 더 좋은 것들을 보여드리는 아이돌 세븐틴이 되겠다. 여러분이 공연 보시는 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게 하고, 후배들에게도 더 좋은 환경이 주어질 수 있도록 개선하는 세븐틴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부연했다.

2시간 40분여 진행한 이날 공연의 마지막은 역시나 '아주 나이스(NICE)'였다. 일명 '무한 아나스 타임'으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반복돼 팬들의 반응이 뜨거운 구간이었다. 3만 5천 관객과 호흡한 세븐틴은 오늘(28일) 마지막 날 공연으로 다시 한번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달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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