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피란처' 라파에서 지상전 벌어지나 …중재 총력

블링컨 미 국무장관 내주 이스라엘행
이집트 등 중재국 총력전

삶의 터전 잃고 떠도는 피란민들.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내주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주변국들의 중재 노력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블링컨 장관이 내주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이라고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당국자가 26일(현지시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이스라엘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과 이스라엘 측의 논의는 인질과 이스라엘의 라파 군사 작전 문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마지막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당시 라파 공격은 민간인들에게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라파는 100만명 이상의 피란민과 주민이 몰려있는 곳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군이 라파를 공격할 경우 전례 없는 규모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 지상전은 해당 지역에 있는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강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하려는 주변국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이집트는 이번주 이스라엘과 연이어 접촉해 협상 진전 방안을 논의했고 그간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만류해온 미국은 휴전 협상의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압바스 카멜 국가정보국(GNI) 국장이 이끄는 협상 대표단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헤르지 할레비 군 참모총장과 차치 하네비 국가안보보좌관,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 등을 만나 협상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

이집트 당국자들은 자국 대표단과 이스라엘 교섭이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가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제안을 만들기 위해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동시에 라파 공격을 철회하도록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집트는 미국 등에 라파 공격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또 다른 계기를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이집트 대표단의 이번 이스라엘 방문 역시 미국이 라파 공격 계획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가할 시간을 벌려는 목적이 있다고 이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이번 만남에서 이스라엘 측은 자국이 원하는 협상 조건을 일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현재 가자지구에 어린이·여성·노인과 부상한 인질 33명이 살아있다고 보고 있다며 6주간 휴전을 하는 대신 이들을 석방하는 내용의 협상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이집트 측에 말했다고 이집트 당국자들은 전했다.

다만 이 같은 제안을 하마스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마엘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장. 연합뉴스

기본적으로 '임시 휴전'을 주장하는 이스라엘과는 달리 하마스는 전쟁을 종식하는 '영구 휴전'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집트 당국자들은 영구 휴전을 위한 신뢰할만한 절차가 협상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하마스의 요구가 현재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4일 이스라엘과 이집트 안보 수뇌부가 카이로에서 비밀 회동을 했다고 보도했고, 로이터도 같은 날 이집트와 이스라엘, 미국 당국자들이 대면 및 화상으로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일부 완화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6일 MSNBC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에 "새로운 동력과 활력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이 관여한 가운데, 진전의 길을 찾기 위한 새로운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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