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GQ 편집장 출신인 이충걸이 첫 장편소설을 냈다.
편집자, 기자, 에세이스트로 활동했던 저자의 첫 소설 '너의 얼굴'은 교통사고로 인해 얼굴이 지워지는 사고를 당한 엄마(나)가 비슷한 시기에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는 딸의 얼굴을 품고 새롭고 기이한 삶을 시작한 여정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소설은 딸의 죽음 이후 안면이식으로 딸의 얼굴을 갇게 된 엄마의 새로운 삶과 딸의 삶이 겹치는 기묘한 순간들을 조명한다.
휘몰아치는 사건과 혼잡함 속에서도 문법은 빠르고 간결하다. 자신은 죽음의 문턱을 지났지만 딸 파라는 죽음 앞에서 그 턱을 넘지 못하고 빛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 엄마가 딸의 얼굴로 살아간다면 둘 다 사는 것일까. 기이한 두려움은 딸 친구의 이야기에 다시 딸의 얼굴을 그리게 한다.
얼굴을 잃어버린 엄마는 딸의 삶을 대신 살 수 있을까. 파라의 시간은 엄마의 시간과 공존하는 것일까. 둘이 하나가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의 환호성은 곧 또 다른 상처로 다가온다.
이충걸 지음 | 은행나무 | 420쪽
20세기 주요 작가 가운데 한 명인 보후밀 흐라발 사후 110주년 기념 대표 소설집 '이야기꾼들'이 출간됐다.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 카렐 차페크, 야로슬라프 하셰 크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을 배출한 체코의 또 다른 국민 작가로 꼽힌다.
소설집 '이야기꾼들'은 흐라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를 비롯해 작가 특유의 자유로운 상상이 녹아 있는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이중 '이야기꾼들' '장례식' '이온토포레시스' '다이아몬드 눈' '간이주점 세계'는 처음 한국어로 소개되는 작품이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는 영화화 되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1967년)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국 왕을 모셨지'는 체코영화제 사자상(2006),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2007)을 수상한 바 있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 원작은 체코가 민주화를 쟁취했던 '프라하의 봄' 시기를 대표하는 흐라발의 대표 작품이다. 불안과 두려움, 인격과 인간 본성을 들여다볼 수 있는 수작으로 꼽힌다.
그의 작품들에는 자유로운 상상과 과장된 표현으로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가난한 노동자들과 사회에 순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들의 기행들이 초현실주의적이면서 코믹하게 묘사된다.
보후밀 흐라발 지음 | 송순섭·김경옥 옮김 | 민음사 | 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