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정부가 자국 바닷가 휴양지에서 숨진 캐나다 주민의 유족에게 엉뚱한 시신을 보내는 물의를 빚었다.
24일(현지시간) 쿠바 외교부장관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캐나다 C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쿠바의 유명 해변 도시인 바라데로에서 캐나다 시민권자인 파라즈 자르주가 바다 수영을 하다 숨졌다.
자르주는 당시 가족과 함께 휴가차 카리브해 섬나라를 찾았다고 한다.
유족들은 퀘벡 본가에서 장례를 치르고자 고인 시신의 본국 운구 절차를 밟았다. 1만 캐나다 달러(1천만원 상당)를 들여 캐나다 영사 서비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유족들은 지난 22일 도착한 관 속에서 처음 보는 용모의 시신을 확인했다.
생전 머리카락이 풍성했고 문신을 새겼던 것으로 보이는 이 시신을 본 고인의 딸은 "아빠가 아니었다"고 CBC에 전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캐나다 당국은 쿠바에 곧바로 연락해 진상 조사를 촉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자르주의 유족이 직면한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쿠바와 공유하고 우리의 우려를 전달했다"며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유족을 계속 도울 것"이라고 적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 역시 자신의 엑스에 영어와 프랑스어로 "이 불행한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조사 중"이라며 "고인의 유족과 친지에게 진심 어린 애도와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썼다.
CBC 방송은 자르주 유족의 말을 인용, "(자르주) 시신이 여전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잘못 운구된 시신이 생전 러시아 출신이라는 추정이 있으나 누군지 분명치 않다"며 "이 사건으로 최소한 두 가정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쿠바는 식량·연료·의약품 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 위기에도 캐나다인들에게는 여전히 인기 있는 여행지로 꼽힌다.
양국 관계를 정리해 놓은 캐나다 외교부 홈페이지 섹션을 보면 쿠바는 최근까지도 캐나다 주민들의 5대 여행지 중 한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