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총선에서 낙선하거나 공천받지 못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위로했다. 특히 최재형 의원은 윤 대통령이 늘 각을 세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엮어 면전에서 비판하며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날 오찬은 4·10 총선에서 낙선한 현역 국회의원 50여명이 참석했으며 그 중 6명이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종로에서 낙선한 최재형 의원은 "(대선 당시) 문재인 정부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과연 그렇게 했는가"라며 쓴소리를 했다. 윤 대통령이 '독선과 불통'이라며 줄곧 비판해오던 문재인 정부를 언급하며 반성과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의원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것들 바꾸고 고쳐보겠다고 각오해야 한다"며 "당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해 의견이 다르더라도 지향점이 같다면 우리와 함께 갈 수 있는 많은 사람들과 연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병수 의원은 "과거와 달리 정치적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중도를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선거의 성패를 가르게 된다"며 "당에서 소외되고 거리가 있던 사람들도 함께 끌어안아 외연을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 비주류 인사들의 배제가 총선 참패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비례대표 의원은 "소위 말하는 '친윤'은 아니었던 일부 의원들이 선거 과정에서 들었던 생각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것으로 들렸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 모두발언에서 "나라와 국민, 당을 위해 애쓰고 헌신한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우리는 민생과 이 나라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최일선 현장에서 온몸으로 민심을 느낀 의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대통령으로서의 도리"라며 "국회와 민생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온 여러분들의 지혜가 꼭 필요한 만큼, 여러분들의 고견을 많이 들려달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