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에서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에 패했다.
이날 2차전 스코어에서는 요코하마에 2대3으로 뒤졌다. 하지만 앞서 1대0으로 승리한 1차전과 합산 스코어 3대3을 기록했고, 연장 접전 끝에도 결판을 짓지 못해 승부차기로 향했다.
울산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는 두 팀 모두 4번 키커까지 나란히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5번째 순서에서 울산은 김민우가 실축한 뒤 요코하마가 득점에 성공하며 4대5로 패했다.
결국 울산은 정상에 올랐던 2020년 이후 4년 만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울산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에 나섰고, 루빅손과 이동경, 엄원상이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마테우스와 이규성은 중원에 배치됐고, 이명재와 김영권, 황석호, 설영우는 포백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경기 내내 폭우가 쏟아지면서 치열한 수중전이 전개됐다. 특히 원정길에 오른 울산은 익숙하지 않은 환경 탓에 경기 초반부터 내리 3골을 내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홈 팀 요코하마의 공세는 거셌다. 전반 3분 얀 마테우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쇄도한 뒤 왼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으나 살짝 빗나갔다. 이날 첫 슈팅부터 울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요코하마는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김영권과 황석호가 문전으로 들어온 패스를 서로 미루던 사이 우에나카 아사히가 이를 가로채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곧바로 요코하마의 추가골이 폭발했다. 전반 21분 문전 앞에서 얀 마테우스의 패스를 받은 안데르송 로페스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어 전반 29분 세 번째 골까지 작렬하며 분위기를 가져갔다. 선제골을 터뜨린 우에나카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멀티골을 완성했다.
울산은 교체 투입 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마테우스가 이동경의 킥을 타점 높은 헤더로 처리해 만회골을 터뜨렸다.
이어 38분에는 행운의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엄원상이 문전으로 쇄도한 뒤 슈팅을 시도했는데 수비수 카미지마 타쿠미가 이를 손으로 막으면서 다이렉트로 퇴장당했다. 이후 선언된 페널티킥을 보야니치가 성공하며 격차를 1골로 바짝 좁혔다.
전반을 2대3으로 마친 울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동점을 만드는 듯했다. 후반 1분 설영우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컷백을 보야니치가 침착하게 득점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뒤 보야니치의 동점골이 사라졌다. 슈팅 과정에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루빅손이 득점 상황에 관여했다고 판단해 골이 취소됐다.
이후 두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으나 추가 득점 없이 후반을 마쳤다. 결국 합산 스코어 3대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향했다.
하지만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는 울산의 5번 키커 김민우가 실축한 가운데 요코하마는 5명의 키커가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승리했다.
요코하마는 결승에 선착한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5월 11일 같은 장소에서 1차전 맞대결을 치른다. 2차전은 5월 25일 UAE 알아인의 하자 빈 지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클럽 월드컵은 2025년부터 개최 주기를 4년으로 바꿨고, 기존 7개 팀 출전에서 32개 팀 출전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상금 규모도 1억5000만 유로(2161억 원)로 기존의 10배 규모로 뛰었다.
아시아에는 4장의 출전권이 배정되는 가운데 2021년 챔피언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2022년 챔피언 우라와 레즈(일본)가 먼저 출전권을 확보했다. 남은 2장은 2023-2024시즌 챔피언과 최근 4년 챔피언스리그 랭킹 최상위 팀에 주어지는 방식이다.
울산은 앞서 4강 1차전 승리로 클럽 월드컵 출전을 확정했다. 랭킹 포인트 3점을 추가하며 81점을 기록, 전북(80점)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알힐랄은 이미 출전권을 확보함에 따라 한 단계 아래인 울산이 최근 4년 챔피언스리그 랭킹 최상위 팀에 주어지는 출전권을 가져갔다.
반면 전북은 3위에 그쳐 클럽 월드컵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전북이 기대했던 시나리오는 울산이 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2023-2024시즌 챔피언으로서 클럽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전북은 알힐랄, 울산에 이어 최근 4년 챔피언스리그 랭킹 최상위 팀 자격으로 출전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울산의 결승 진출 좌절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