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두산 후배들에 수면제 대리 처방 강요해 받아"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야구 선수 오재원이 영장 실질 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모습. 박종민 기자

향정신성 의약품을 상습 복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프로야구 두산 내야수 오재원(39)에게 현역 후배 선수들이 대리 처방을 받은 수면제를 전달한 것으로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2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두산 구단이 소속 선수 8명에 대해 오재원에게 수면제를 대리 처방해 전달했다고 2주 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두산은 오재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달 자체 조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KBO는 해당 선수들의 신상을 밝히진 않았다. KBO 관계자는 "일단 구단의 자체 조사 결과에 대한 보고를 받은 상황"이라면서 "경찰 수사까지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도 10개 구단 전수 조사가 아닌 구단 자체 조사 결과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선수들은 오재원이 현역이던 2021, 2022년 강요에 의해 대리 처방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산 구단은 KBO 리그와 팬들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오재원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에 의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오재원이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2023년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또 오재원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받아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여기에 오재원은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 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으며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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