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日 총리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에 "단호히 반대"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큰 제사)를 맞아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이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봉납돼있다.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하고 일부 각료가 직접 참배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단호히 반대한다"며 일본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적으로 발동한 침략 전쟁의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이라며 "중국은 야스쿠니 신사와 관련한 일본의 부정적인 동향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외교부와 주일본 중국대사관은 각각 일본을 향해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엄정한 교섭 제기는 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를 뜻한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일본이 침략의 역사를 직시·반성하겠다는 입장 표명과 약속을 지키고 군국주의와 철저히 결별하며 실제 행동으로써 아시아 이웃 국가와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주일 중국대사관도 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일본의 이번 행동은 역사적 정의를 모독하고, 피해국 민중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전후 전쟁에서 숨진 246만 명을 추모하는 시설이지만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21년 총리 취임 이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지 않는 대신 공물을 봉납해 오고 있다. 또, 일부 각료는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앞서, 한국 외교부도 21일 임수석 대변인 명의로 낸 논평에서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정부의 반발에 대해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22일 정례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 개인 차원의 봉납이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어느 나라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존숭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숭은 '높이 받들어 숭배함'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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