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부산 사하갑 국민의힘 이성권 당선자를 부정선거운동과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당선자는 민주당 측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중앙당은 22일 이 당선자와 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을 공직선거법상 부정선거운동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문제 삼은 건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 구청장의 이른바 "단디(단단히) 챙겨달라" 전화 논란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지역 관변단체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이 당선자를) 같은 고향이니 단디 챙겨달라"며 지지를 호소했고, 함께 있던 이 당선자에게 전화를 넘겼다.
이 당선자도 "(이갑준) 청장님 통해 연락하게 됐다. 우리 회장님이 사하구 전체에서 '파워'가 제일 세시니 많이 도와달라"며 "사하갑 쪽에 특히 OO회 역할이 중요한데 제가 온 지 얼마 안 돼 개별적으로 인사를 못 드렸다. 우리 회장님이 많이 챙겨주시기 바란다. 꼭 당선돼 결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했다.
민주당은 우선 지방공무원 신분인 이갑준 사하구청장이 이 같은 선거운동을 한 건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더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구청장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한 이 당선자도 부정선거운동 혐의가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에는 부정선거운동을 하게 한 자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구청장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한 이 당선자도 부정선거운동죄 혐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당선자가 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청장이 독단적으로 금지된 선거운도을 했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다. 한 번은 우연이라고 변명할 수 있으나, 두 번 이상은 공모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당선자는 TV토론에 나와 '구청장에게 부탁한 적 없고, 관변단체 관계자가 누군지도 모른다. 통화한 사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변명했으나 이는 허위사실"이라며 "이 당선자는 상대방 신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통화하며 추켜세우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안과 관련해 부산시선관위는 이갑준 사하구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민주당은 선관위가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채 이 당선자를 고발하지 않아 직접 고발에 나섰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이 당선자와 대결을 펼친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이 당선자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형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최 의원이 국회의원 자격으로 세금을 체납한 사실이 없는데도 이 당선자가 세금을 체납했다며 보도자료와 선거용 문자, 선거운동원 구두 홍보 등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다.
이 당선자는 이날 오후 반박자료를 내고 즉각 대응에 나섰다.
우선 구청장 관권선거 논란에 대해 이 당선자는 "공모 의혹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혔고, 선거 방송 토론회에서도 충분히 관련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미 선관위에서 이 당선인과 관련 사실이 없어 무혐의로 봤다"고 해명했다.
이어 "최 의원의 세금체납은 명백한 사실로 경실련에서 발표한 내용이 여러 언론매체에 나왔고, 제21대 총선 당시 본인 선거 공보에도 적시된 사실"이라며 "세금체납은 민생범죄이며 부도덕한 행위이기에 유권자 알 권리 차원에서 언급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고소를 남발하기 전에 세금체납에 대해 유권자에게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소모적 정치공세를 중단하길 바라며, 고소·고발 시 무고죄 등으로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부산대 총학생회장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제22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갑에 출마해 맞대결을 펼쳤으며, 불과 693표 차이로 이 당선자가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