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SPC그룹 허영인(75) 회장을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21일 허 회장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총 570여명을 상대로 조합 탈퇴를 종용해 노조 운영에 지배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또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가 SPC그룹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지난달 22일 먼저 구속기소한 황재복 대표에 이어, 이날 전현직 임원과 노조관계자 등 16명 및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법인을 추가로 재판에 넘겼다.
허 회장과 전현직 임원들은 승진인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낮은 정성평가를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승진에서 탈락시키는 등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허 회장 등은 또 2019년 7월 임종린 민주노총 파리바게뜨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회사 친화적인 한국노총 피비노조의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해 약 6주 만에 조합원 900여명을 증가시켜 피비노조의 운영에도 지배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피비노조 측에 사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 인터뷰를 하고 성명서 등을 발표하게 한 혐의도 적용됐다.
한편 검찰은 2021년 7월 민주노총 고발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SPC 그룹이 검찰 수사관을 매수해 허 회장의 배임 혐의 수사 정보를 거래한 정황도 포착해 관련자를 재판에 넘기고 있다. 허 회장의 배임 혐의는 올해 2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이 항소했다.
수사관 김모씨에게 직접 금품을 건넨 백모 전무는 뇌물공여 혐의로 먼저 기소된 뒤 이날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추가 기소된 것이고, 황 대표는 두 가지 혐의가 모두 적용돼 기소된 상태다. 허 회장의 관여 여부가 수사를 통해 밝혀지면 허 회장 역시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