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소개된다. 김윤신(89), 이강승(46), 이쾌대(1913~1965),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이 본전시에 참여하고 구정아는 한국관에서 개인전 '오도라마 시티'를 선보인다.
또 유영국(1916~2022), 이성자(1918~2009), 이배(68)의 개인전, 광주비엔날레의 아카이브 특별전 '마당'이 공식 병행전시로 열린다. 한국관 30주년 특별전 '모든 섬은 산이다'와 신성희(1948~2009) 개인전, 이승택(92)과 제임스 리 바이어스 (1932~1977) 2인전도 마련했다.
332명(팀)이 초청된 본전시에는 한국 작가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구순을 앞둔 김윤신은 1세대 여성 조각가다. 1984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해 남미를 중심으로 40년간 활동해왔다. 그가 평생 천착해온 조각 작품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을 선보인다.
이강승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퀴어 작가다. 백인, 남성, 이성애 등 주류 서사에서 배제된 존재를 가시화하는 작업을 해온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잊혀진 소수자를 금실자수, 태피스트리 등으로 형상화한 작품을 새로 제작했다. 월북 화가 이쾌대의 대표작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과 장우성의 '화실'은 '초상'(Portrait) 섹션에 나란히 걸렸다.
야콥 파브리시우스(덴마크 아트 허브 코펜하겐 관장)와 이설희(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 큐레이터)가 공동 예술감독을 맡은 올해 한국관은 화려한 볼거리 대신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구정아가 한국 향기 여행을 콘셉트로 한 '오도라마 시티'(Odorama City) 전을 선보인다. 오도라마는 영어로 냄새를 뜻하는 '오도'(odor)와 '드라마'(drama)를 결합한 단어다.
구정아는 지난해 6월부터 3개월간 한국인, 해외입양 한국인,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한국의 도시, 고향에 얽힌 향의 기억'에 관해 설문을 진행했고 이중 25명의 기억을 바탕으로 17가지 향을 조향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향은 '우스'(OUSSS) 형상 조각, 뫼비우스 띠 모양 나무 조각 등 전시장 곳곳에서 분사돼 공간을 채운다.
이배는 고향 경북 청도의 정월대보름 풍습 '달집 태우기'를 모티브로 한 개인전을,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여성 추상미술작가 이성자는 '추상' '여성과 대지' '중복' '음과 양, 초월'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 '우주' 연작 등 1959년 초기작부터 2008년 후기작까지 20여 점을 전시한다. 내년 30주년을 맞는 광주비엔날레는 30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아카이브 전시를 연다.
1995년 한국관 개관 전시에 참여한 전수천(1947~2018), 김인겸(1945~2018), 곽훈(83) 중 유일한 생존작가인 곽훈은 30년 만에 베니스를 다시 찾았다. 당시 출품작 '겁/소리-마르코폴로가 가져오지 못한 것'의 일부는 야외 정원에 설치했다.
매듭 페인팅 창시자 신성희 개인전은 '박음 회화' 연작과 '엮음 회화' 연작을, 실험미술 선구자 이승택과 제임스 리 바이어스 2인전은 두 작가의 20세기 대표작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