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미국 국채 보유액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1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2월 미국 국채 보유액은 7750억 달러로 전월보다 227억 달러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 1월에도 미국 국채 보유액을 186억 달러 줄인바 있어 두달 연속 감소세다.
중국은 여전히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미국 국채 보유국이지만 3위 보유국인 영국과의 격차가 742억 달러에 불과해 이런 추세 대로라면 영국에 2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 2021년 초 이후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여 왔으며 지난 2022년 4월에는 보유량이 1조 달러 아래로 줄어들었다. 최근 3년간 줄어든 보유량이 25%에 달한다.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기가 계속 미뤄지는 등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런민대학교 중앙금융연구소 둥샤오펑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대외지출 수지와 미국 국채 이익 등의 요인에 영향을 받아 외환보유고가 구조적으로 조정된 것"이라며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기능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 국채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대신 금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3월말 기준 금 보유량은 7274만 온스로 1달 사이 16만 온스 증가했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글로벌타임스는 금 보유 자산 증가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전통적인 안전 자산과 국가의 금융 안보에 지속적으로 중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 뿐만 아니라 중국인 개인 사이에서도 금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 홍콩 사우스모닝차이나포스트(SCMP)에 따르면 증시와 부동산 침체, 그리고 경기 불확실성 때문에 수요가 몰리며 지난해 중국의 금 소비는 2820억 위안(약 52조 6천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금융 미디어 회사 우샤오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중산층 가정의 약 11.7%가 금을 주요 금융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고, 중국 Z세대(1996~2010년 출생자)의 58.52%가 금을 구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