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엘롯라시코' 경기 도중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주중 시리즈 3연전 중 마지막 경기가 열린 18일 서울 잠실구장. 앞선 2경기에선 LG가 연승하며 롯데를 8연패에 빠뜨렸다.
이에 LG는 시리즈 싹쓸이를, 롯데는 8연패 사슬 탈출을 목표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LG의 필승 선발 카드는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였다. 반면 롯데는 모처럼 선발 라인업에 황성빈을 투입하는 등 앞선 2경기와는 전혀 다른 타순을 구성해 경기에 나섰다.
롯데가 2 대 0으로 앞선 3회초. 롯데의 공격이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닝이 끝난 후 마운드에 있던 켈리가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며 다소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롯데 2루 주자였던 황성빈을 향해 무엇인가 외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황성빈도 대응했다.
이에 양 팀 선수단은 즉시 그라운드로 뛰쳐나왔다. 이 과정에서 LG 베테랑 포수 허도환이 크게 흥분하며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냈고, LG 선수들이 황급히 허도환을 말리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황성빈은 이 상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특히 6구째 직후 발생한 상황이 감정 싸움의 시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켈리의 커브를 타격한 황성빈의 타구는 3루 쪽으로 향하는 파울이 됐는데, 황성빈은 이를 확인하지 못한 듯 1루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이 때문에 1루에서 다시 타석으로 복귀하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
즉 켈리의 입장에선 황성빈이 의도적으로 빨리 타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게다가 이 상황 이후 황성빈은 7구째 켈리의 135km짜리 커터를 타격해 우전 안타를 만들고 출루까지 했다.
여기에 황성빈은 켈리가 던진 견제구가 빗나가면서 쉽게 2루까지 갈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들로 인해 켈리의 감정이 더 격해진 것으로 추측된다.
다행히 두 팀의 벤치 클리어링은 큰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상황은 바로 정리됐다. 승부에서는 롯데가 LG를 9 대 2로 제압하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롯데 주장 전준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준우는 "벤치 클리어링 상황에서 고참들이 상황을 정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허)도환이 형도 그런 역할을 한 것이고, 저도 나가서 역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미 끝난 일"이라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