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청소년 체육부 산하 '스포츠 기금 및 경영관리기관'(LPDUK) 초청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착한 박은진은 17일(현지 시각) 공동 취재단과 인터뷰에서 "더 좋은 조건을 약속한 구단도 있었지만, 고희진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동료와의 신뢰 등이 잔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박은진은 계약 기간 3년, 보수 총액 3억5000만 원(연봉 3억 원, 옵션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부모님께 배웠다. 돈을 많이 받으면 좋지만, 즐겁게 배구를 하는 데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계약하는 게 좋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나도 공감을 많이 했고, 올해만큼 배구가 재밌다고 느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이 팀의 분위기와 코치진, 선수들이 좋아 재계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박은진은 리그 속공 3위(성공률 50.61%), 이동공격 3위(43.68%), 블로킹 7위(세트당 0.530개)로 활약하며 팀의 중앙을 지켰다. 정관장이 7년 만에 포스트 시즌 무대를 밟는 데 이바지했다.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도 좋아서 배구가 유독 재밌게 느껴진 시즌이었다. 박은진은 "(미들 블로커 출신) 고희진 감독님께 블로킹 등 세세한 부분을 많이 배웠다. 세터 (염)혜선 언니와도 의사소통을 잘하면서 합을 맞추는 재미도 알았다"면서 "동료들과 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던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선명여고 출신 동기 박혜민과 후배 정호영도 편안함을 줬다. 박은진은 "고등학교 때부터 봤던 사이라 서로를 잘 안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한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면서 "두 선수 덕분에 한 시즌을 즐겁게 보냈고, 이 팀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확실하게 하게 된 큰 계기가 됐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박은진은 차기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초반에 흔들리고 후반에 잘해서 봄 배구에 진출했는데, 새 시즌엔 이런 기복을 줄이고 꾸준히 잘한다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플레이오프에서 패했지만 (부상 등) 안 좋은 상황에서 흥국생명을 한 차례 이기기도 했고, 봄 배구 경험을 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엔 꼭 챔피언 결정전까지 가서 우승하고 싶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