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만난찬란한 빛… ''디빠''

[BOOK] 잘 있나요? 내 첫사랑들/이종국/두리미디어

1
''아름다운 곳을 여행하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낯선 길에서 사람을 사랑해 여행을 멈춘 사람입니다.''


지은이는 네팔에 대해 ''인생의 보물섬''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1년간 네 번을 방문해 180일간 머물며 그들과 뒤섞여 살며 사랑했던, 네팔에 대한 충실한 기록이다. 따라서 낯선 여행지에서 떠오른 가벼운 생각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해 놓은 책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네팔이라는 순수한 땅에 머물며 만난 사람들, 그들과 함께 웃고 울며 사랑한 기억들을 적어 내려간 진정성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촬영 차 머물렀던 네팔의 한 가정에서 지은이는 운명적인 사랑과 마주친다. 그녀는 ''찬란한 빛''이라는 뜻을 가진 큰딸 ''디빠''였다. 그녀는 카트만두 의료 전문학교 부설 병원의 간호사다.

삶을 송두리째 다시 쓸 결심까지 할 정도로 지은이는 디빠를 가슴 깊이 사랑하게 된다. 결국 지은이는 그녀에게 청혼을 했고 그녀의 아버지는 물론 한국 가족들의 허락도 받아냈지만, 디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청혼을 거절한다.

또 다른 이들도 등장한다. 여행객이었던 한국 여대생을 잊지 못해 기다리는 네팔 청년, 텔레마케터를 업으로 살아가는 기타리스트, 거리의 철학자라고 자칭하는 19년 경력의 관광가이드, ''한국사람''을 보고 반기는 수정 같은 어린이들. 글과 사진이 완벽하게 어울리는 책이다.

순수하고 맑은, 그리고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네팔의 도시와 산야를 누비는 느낌이다.

그리고 ''잡된 것이 섞이지 않고 깨끗함'', ''마음에 더러움이 없이 깨끗함'', ''이성과의 육체관계가 없음''이라는 뜻을 가진 순결이라는 단어가 마음 속에 남는다. 지은이와 디빠의 사랑처럼.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