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판다 가족을 돌보는 송영관·오승희 사육사가 출연했다.
일명 '송바오'로 불리는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던 날, 푸바오가 타고 있는 이송 차량에 손을 대고 빗속에서 고개를 떨궜다. 이 모습이 사진으로 퍼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사육사는 "마지막 날 이송 케이지로 푸바오를 들여보낸 순간,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강철원 사육사님 손을 잡고 케이지에 있는 푸바오 앞에 가서 '얘를 어떻게 보내요. 인사라도 하고 가야죠'라고 했다"라며 "'강 사육사님도 힘드실텐데, 내가 정신을 놨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너무 감정적으로 무너진 것 같아서 죄송스럽다"라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저는 한국에 남아 다른 '바오' 가족들을 챙기는 역할이었다. 그 순간이 정말 마지막이었기에 감정적으로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보내면서 '미안해, 나는 여기 있어야 해. 잘 가서 잘 살아. 내가 꼭 보러 갈게'. 이런 느낌을 보냈다"라고 당시 속마음을 털어놨다.
송 사육사에게도 푸바오는 특별한 존재였다. 두 번의 부모상을 치르고 난 후, 품에 안은 아기 판다였기 때문. 송 사육사는 인터뷰에서 "2015년도에 아버님이, 2019년도에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푸바오가 2020년에 태어났다. 푸바오에게 가족들이 겹쳐 보였다"라고 애틋한 심경을 전했다.
그만의 특별한 푸바오 기억법도 있었다. 푸바오가 먹던 대나무들과 털뭉치를 보관 중이라고.
송 사육사는 "푸바오가 마지막으로 먹다 남긴 대나무가 있다. 원래는 폐기해야 하는데 버리지 못해서 잘 묶어서 말리고 있다. 다른 건 다 처리했는데 얘를 못 버리겠더라. 푸바오가 마지막으로 먹고 남긴 이빨 자국"이라고 직접 대나무를 보여줬다.
푸바오와의 이별을 늘 생각하며 일했다는 송 사육사는 "그때(이별하는 때)가 되면 푸바오를 어떻게 느끼지 생각해서 머리카락 빠지듯 빠진 푸바오 털들을 모아뒀었다. 푸바오 맞지 않냐. 누룽지 색깔"이라며 눈물을 내비쳤다.
강 사육사는 "일찍 출근해서 푸바오 관련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의 부고 소식을 들었다. 이틀 전 어머니와 중국에 다녀오겠다고 마지막으로 대화도 나눴었다"라며 "가족들에게 지금 중국 갈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더니 가족들이 '당연히 가야 한다'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긴 시간 힘든 이동을 거쳤는데도 다시 만난 푸바오는 의젓했다.
강 사육사는 "비행기를 타는 건 동물들에게 힘든 과정이다. 푸바오도 예전에 힘들어했었다. 착륙하자마자 푸바오를 봤는데 너무 편하고 의젓하게 대나무를 먹고 있더라. 마치 '할부지 봤지? 내가 잘할 수 있다고 했잖아'라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너무 감동적"이라고 뭉클함을 드러냈다.
푸바오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제작 소식도 알려졌다. 송 사육사는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이 합쳐진 영화로, 9~10월쯤 극장 개봉을 목표로 촬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