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주민 2천명' 마을의 기적…계촌클래식축제 10돌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계촌 클래식 축제는 모든 시민이 자연과 함께 즐기는 야외 클래식 축제를 표방합니다"(이동연 계촌 클래식 축제 총감독)

계촌 클래식 축제가 10주년을 맞았다. 축제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폐교 위기에 처한 계촌초등학교에 전교생이 참여하는 계촌별빛오케스트라가 창단됐고 2012년에는 계촌중학교에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한국예술종합학교가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예술마을 프로젝트'에 강원도 평창군 계촌마을이 선정되면서 축제가 첫발을 내디뎠다.

이동연 총감독은 17일 서울 중구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작은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과 함께 클래식 축제를 만드는 건 과감한 도전이었다"며 "주민들 덕분에 10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 지금은 마을에 클래식 공원이 생겼고 주차장을 개조해 대형 야외 공연장도 조성됐다"고 말했다.

계촌 클래식 축제에 직접 참여해온 주민들의 감회도 남다르다.

주국창 축제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계촌 마을은 주민 2천 명이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클래식 축제 개최에 회의적이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주민들이 사는 집의 마당 한 켠을 관객에게 캠핑 장소로 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3년 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이사 온 정찬율(계촌초등학교 학생회장) 군은 계촌별빛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아버지가 도시로 전학갈 것을 제안했지만 계촌중학교로 진학해서 계속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곳은 왕따도, 사교육도, 배달의 민족도 없다"고 했다.

계촌 클래식 축제는 2022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참여하면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임윤찬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문화예술 인재 장학생이다.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 재단 사무총장은 "임윤찬이 16세부터 장학 지원을 해왔다. 장학생들을 무대에 올리자는 의견이 있어 섭외했다"며 "그해 6월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팬 수천 명이 찾아온 덕분에 계촌 클래식 축제가 클래식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올해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열린다. 한밤의 별빛 콘서트, 한낮의 파크 콘서트, 미드나잇 콘서트 등으로 구성됐다.

5월 31일은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계촌별빛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음악으로 무대를 꾸민다.

6월 1일은 별빛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크누아 오케스트라(지휘 정치용)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한다. 파크 콘서트에서는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박소영이, 미드나잇 콘서트에서는 더티블렌드, 김수유&이지호 듀오, 이선지 트리오가 출연한다.

6월 2일에는 별빛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경기필(지휘 김선욱)이, 파크 콘서트에서 온드림 앙상블과 플루티스트 이예린, 첼리스트 주연선이 무대에 선다.

계촌 마을은 클래식 축제 개최를 넘어 클래식 마을을 꿈꾼다. 이동연 총감독은 "평창 대관령국제음악제가 클래식 전공자 중심의 축제인 반면 계촌 클래식 축제는 모든 시민이 자연과 함께 즐기는 축제를 표방한다"고 말했다.

"계촌 마을이 클래식 마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클래식 전용 음악 감상 카페, 책방 등을 준비하고 있어요. 오케스트라에 학생뿐 아니라 주민도 참여하게끔 만들고요. 유럽, 미국 등 해외 클래식 축제와 협력할 방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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