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대표도시인 남부의 호치민(옛 사이공)과 하노이 공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광고 간판이다.
베트남 시내 곳곳에 현지진출 한국기업 광고 일색
늘 ''아옹다옹''하며 글로벌 컴퍼니를 지향하는 두 회사는 베트남의 두 공항에서도 첨단 PDP로 홍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Life is Good''이라는 낮익은 문구와 녹색으로 쓰여진 ''SAMSUNG'', 그리고 삼성의 ''블루블랙폰'' 대형 사진을 시내 중심가와 고속도로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LG는 하노이 시내로 들어가는 다리 하나를 아예 전세(?)내 수십미터 간격의 릴레이 광고판을 세웠다.
하노이시 외곽에서는 중견건설업체인 대원이 한창 ''칸타빌''아파트를 짓고 있다.
''삼성 모바일''대리점은 하노이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한국기업 브랜드다. 호치민의 번화가인 ''사이공 광장''과 경제중심인 ''사이공 무역센터'' 등도 삼성 휴대폰 광고판 일색이다.
현재 베트남 이동통신시장은 연간 성장률 60%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삼성 ''블루블랙폰''의 경우 지난 2월 베트남에 출시된 뒤 월 6000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출시 4개월 만에 ''톱 히트'' 모델로 급부상했다.

첨단 전자제품과 가전제품 베트남 인기몰이
국내 최대의 무선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현지 투자회사인 ''S텔레콤''(브랜드명 S폰) 가입자를 25만명으로 늘리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CDMA 도입 초기여서 아직은 가입자가 전체의 3.5%에 불과하지만 최근 경쟁이 활성화되고 있어 전국 망 확보를 위한 추가투자가 이뤄질 경우 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특히 에어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5월에만 에어컨 만5천대를 판매해 7천대를 팔았던 지난해 기록을 경신했다.
LG전자 베트남법인은 지난 1999년 에어컨 현지 생산을 시작한지 3년만인 지난 2002년 시장점유율 2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점유율 33%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4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에어컨 사업부장인 노환용 부사장은"현지 법인을 풀가동해 5월말에는 하루 2천여대를 공급했지만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현지 소비자와 딜러들이 LG에어컨만 고집하고 있어 창원공장으로부터 긴급 물량을 공수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SK텔레콤이 ''베트남 어린이 얼굴기형 무료시술 의료봉사''를 10년째 지원하고 있으며 KT는 한-베트남 수교 이전부터 통신산업 관련 교육연수를 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6백명이 KT를 통해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을 전수 받았다. KT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교육으로 통신선진국의 한국의 이미지를 높였고 베트남 통신업계에 친한 인맥을 구축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자평한다"고 말했다.
사실 베트남 시장개척의 선두주자는 ''대우''였다. 아직도 대우전자의 냉장고 ''클라세''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직 대우 직원으로 현지에서 여행업을 하고 있는 K모씨는 "하노이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 ''하노이 대우호텔''이다"며 "지금은 김우중 회장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만큼은 삼성이나 LG모두 대우가 길을 잘 닦아놔 그 혜택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보통신과 가전분야를 중심으로 베트남에서의 국내 기업들의 활동이 활발하지만 미개척 분야에 대한 노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베트남은 아직 사회간접자본시설이 미약한데 대부분의 국책사업을 일본업체들이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관계자는 "대형 국책사업은 대부분 일본 업체들이 수주하고 있고 덩치 작은 사업을 놓고 한국업체들끼리 티격태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베트남)=CBS경제부 권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