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씨가 1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1세.
유족 등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서울 강동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됐다.
정씨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다. 열사의 아버지인 박정기씨는 2018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씨와 박씨는 박종철 열사가 숨진 1987년부터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활동에 뛰어들어 의문사 진상규명에 나섰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등 자식 잃은 부모들과 함께했다.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박종철 열사는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고문받다가 다음 날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가혹행위는 없었다"며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단순 쇼크사로 은폐하려 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박종철 열사를 조사하다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쓰러졌다"고 변명해 세간의 공분을 샀다.
박종철 열사의 사망 사실이 알려지자 열사의 죽음을 추모하고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가 잇따르면서 6·10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