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를 훌쩍 뛰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중국 정부가 제시한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 '5% 안팎'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6일 중국의 1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9조 6299억 위안(약 5700조 2천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시장전망치(4.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또, 중국 국유은행인 중국은행이 추산한 전망치(4.8%) 역시 가볍게 뛰어 넘었다.
이와함께 1분기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고, 1분기 산업생산도 6.1% 늘어 소비와 생산 모두 호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고정자산 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투자는 오히려 9.5% 하락한 것으로 집계돼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보합세(0%)를 유지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1분기 중국 실업률은 5.2%를 기록해 전년 동기(5.5%)에 비해 고용시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열린 양회(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전년과 마찬가지로 '5% 안팎'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침체,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수와 수출, 미국 주도의 대중국 디리스킹(위험회피) 등 중국 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악재가 많아 올해 5%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이에따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5%를 훌쩍 뛰어 넘으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를 억누르던 비관론이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1분기 중에도 1~2월 경제 지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반면 3월 지표는 약세로 돌아선 경우가 많아 1분기에 기록한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최근 몇년간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늘어난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도 중국 경제 회복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영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중국의 대외 무역 환경이 이미 미국과 유럽의 압박과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지역의 갈등 고조로 중국의 무역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라며 "중국은 중동 긴장으로 인한 무역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