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관리형' 비대위로…전대 시점 불투명, 한동훈 나올까

'총선 참패' 국민의힘, 수습책 방안 고심
새 원대→비대위→전당대회 수순 유력
16일 당선인 총회에서 윤곽 가려질 듯
전대 시점 불투명…한동훈 당권도전 주목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황진환 기자

22대 총선 참패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면서 또다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은 국민의힘이 연이어 비대위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인들이 선출한 새 원내대표가 위원장 권한대행을 겸임하면서 비대위를 구성한 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5월 임시국회 등 남은 일정이 있는 만큼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 체제로 당을 운영하다가 22대 국회 개원 이후 단계적으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등 지도부 구성 논의를 시작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어떤 경우가 되더라도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시점은 5월 말 조기에 치르자는 의견과 시간을 두고 7월에 치르자는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 위원장이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전당대회에 한 위원장의 등판 여부가 주목된다.

'원내대표 권한대행 → 관리형 비대위 → 전당대회' 수순 유력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윤창원 기자

15일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 당선자를 모아 간담회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를 하려면 당헌·당규상 비대위를 거쳐야 한다"며 "최고위가 있는 상태면 비대위를 거칠 필요가 없는데, 지금 최고위가 없고 전당대회를 하기 위해선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하는데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다.

당헌·당규상 16일 당선자 총회에서 '한동훈 비대위' 사퇴에 대한 상황 보고가 이뤄지면 한동훈 비대위는 공식적으로 해산하고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된다.

이때 윤 원내대표는 권한대행을 계속 맡으면서 자체적으로 비대위를 구성, 전당대회 준비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 반면 윤 원내대표가 권한대행 직권으로 차기 비대위원장을 임명해 새로운 비대위가 꾸려진 뒤 새로운 비대위 체제 하에서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도 있다.

이와 달리 당선인들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새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맡아 자체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해 추후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도 있다. 또는 선출된 원내대표가 새 비대위원장을 지명해 새롭게 비대위를 꾸리고 이후 절차를 밟아 나갈 수도 있다.

비대위 구성이 중요한 이유는 비대위가 전당대회 '룰'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 체제 이후 '정진석 비대위'를 통해 전당대회 룰을 기존 '당원 50% + 일반 50%'(예선)에서 '당원 100%'로 바꾼 바 있다. 해당 룰로 탄생한 지도부가 김기현 대표 체제였다.

전대 '시점' 두고 의견 엇갈려…"결정된 것 없다"

황진환 기자

언급된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선인들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뒤, 새 원내대표가 권한대행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자체적으로 비대위를 구성하는 안이다. 지난 20대 총선 패배 당시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가 선출돼 비대위원장을 겸하다가 8월 전당대회를 연 바 있다.

다만 전당대회 시점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5월 임시국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윤 원내대표 체제로 일단 비대위를 구성해 21대를 마무리 하고, 22대가 개원하는 시점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지도부 구성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이럴 경우 전당대회는 7~8월쯤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별개로 윤 원내대표 체제로 비대위를 구성,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해 22대가 개원하는 직전인 5월 말쯤에 바로 전당대회를 열자는 주장도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비대위를 만들고, 그 다음에 전당대회를 통해서 제대로 된 지도부를 뽑자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결정된 것은 없다"며 "당선자 총회에서 수습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속 지킬 것" 한동훈, 전당대회 '등판'할까

15일 국회 헌정회관 앞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한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 여부도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이번 총선 패배의 원인이 한 위원장보다는 대통령실에 있다는 여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11일 사퇴의 변에서 "어떻게 해야 국민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며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국민만 바라보면 그 길이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란 질문에는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총선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공공선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며 총선 후에도 정치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국회 헌정회관 등 국회 인근에는 한 전 비대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가득 놓여 있기도 했다. 화환에는 '한동훈 위원장님 사랑합니다',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아오세요.', '선진국의 정치인 한동훈' '우리의 희망 한동훈 보고싶습니다'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다만 한 위원장 측근으로 꼽히는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은) 정치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고 본다. 맺고 끊는 부분은 확실한 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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