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당 모의·오심 은폐 논란' 심판진 3명, 직무 배제·인사위 회부

당시 삼성 박진만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 중인 심판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심을 인정하지 않으려다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프로야구 심판 3명이 직무에서 배제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5일 "허구연 총재 주재로 긴급 회의를 진행하고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리그' NC-삼성 경기의 심판 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에 대해 금일 부로 직무 배제한다"고 공지했다. 이어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상벌위원회가 아닌 인사위원회로 회부된 이유에 대해선 "리그 규정 벌칙 내규로 다 심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출장 정지'가 아닌 '직무 배제'로 결정한 이유는 직무 배제 상태에서 인사위원회를 진행해 최종 징계를 심의하는 것이 절차상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주말 해당 경기에서 발생한 '오심 은폐 논란'에 따른 것이다. NC가 1 대 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 상황, 삼성 이재현 타석에서 NC 선발 이재학의 2구째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해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도 '스트라이크'를 판정했지만 문승훈 주심은 '볼'을 외쳤다.

올해 KBO가 도입한 ABS는 기계가 '스트라이크·볼'을 판정하고, '인이어'를 낀 주심에게 결과를 전달한다. 판독에 오류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심판은 ABS의 판정 결과를 따라야 한다.

이를 확인한 NC 측은 심판진에 항의했다. 이에 이민호 심판 조장은 "김지찬 선수가 도루할 때 투구한 공(이재학의 2구째)이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다. 하지만 ABS 모니터를 확인한 결과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며 "NC에서 어필했지만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 원심(볼)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티빙 하이라이트 장면 캡처

그러나 이 심판 조장의 설명 전 심판들이 모여 나눈 대화가 문제였다. 4심 합의 과정 중 이 심판 조장이 문 주심에게 "음성은 분명히 볼로 인식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것밖에 없어요"라고 말한 음성이 TV 중계에 고스란히 송출되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KBO 측은 해당 심판들에게 경위서를 요청하는 등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다. 이후 최종 징계를 내리기 전에 직무에서 배제했다.

특히 ABS 도입 후 처음 불거진 오심 논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완책도 밝혔다. KBO는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BO에 따르면 주심 혹은 3루심이 스트라이크·볼 판정 수신에 혼선이 발생했을 경우, ABS 현장 요원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양 팀 더그아웃에서도 주심, 3루심과 동일한 시점에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음성 수신기 장비를 배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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