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카르텔' 수사를 받고 있는 대형 입시학원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논란을 빚은 남구준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결국 사퇴했다.
메가스터디 자회사 메가스터디교육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남 전 본부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외이사를 자진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경찰청 초대 국가수사본부장을 지내다 지난해 퇴임한 남 전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메가스터디교육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임기는 이달 4일부터 3년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빚을 수 있는 등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메가스터디는 현재 소속 강사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 경력을 가진 교사들에게 금품을 주고 모의고사 문항 등을 구입한,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관련 경찰 수사와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남 전 본부장의 취업은 지난달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행법상 4급 이상 고위 공무원은 퇴직 후 3년 동안 '취업 심사 대상 기관'으로 취업할 경우,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한다.
한 교육계 인사는 "경찰 조직에서 사교육업체에 들어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취업이 승인됐다는 것은 굉장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남 전 본부장은 경남 진주 출신으로 경찰대 5기 졸업생이다. 윤희근 경찰청장보다 두 기수 높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 경남지방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2018년 8월부터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에서 파견근무를 1년간 하기도 했다.
국수본은 전국 18개 시도청 수사를 총괄하면서, 수사 경찰 3만여 명을 지휘하는 경찰 최고의 수사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