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오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11일(현지시간) 은행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미 연방검찰은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 빚을 갚기위해 오타니의 은행계좌에서 1600만달러(약 219억원)를 몰래 이체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미즈하라가 빼돌린 것으로 알려진 450만불보다 훨씬 더 큰 액수이다.
오타니는 이번 사건이 처음 불거졌을 때만 해도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의혹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누명이 하나 둘 씩 벗겨지고 있는 모양새다.
미즈하라는 처음에 거액의 계좌 이체와 관련해 "오타니가 내 도박빚을 대신 갚은 것"이라고 둘러댔다.
이에 오타니 변호인측은 "우리는 대규모 절도 피해를 입었고, 해당 사건을 수사당국에 넘겨 철저한 조사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오타니 역시 "미즈하라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치고 거짓말을 했다"며 "나는 스포츠 도박을 하거나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검찰은 이날 LA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가 오타니에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은행측에 거짓말을 했다"며 "오타니 쇼헤이는 이번 사건의 피해자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미즈하라는 은행 이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 오타니의 금융계좌의 설정을 변경한 증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이체할 때 오타니에게 '알림'이 뜨지 않도록 했다는 것이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즈하라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대신 형량을 줄이는 '유죄 인정 형량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미즈하라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