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대 관심지역으로 꼽힌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여당의 표심을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두 대권잠룡의 대결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표율은 높아졌지만 정작 원 후보가 받은 득표율은 지난 선거와 큰 차이가 없었다.
계양을 득표율 이재명 54.12% VS 원희룡 45.45%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보면 전날 치른 22대 국회의원 선거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4.12%의 득표율을 받아 45.45%에 그친 국민의힘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8.67%p 차이로 누르고 당선증을 받았다.이로써 계양을 선거구는 2004년 17대 총선 때 처음 생긴 이후 치른 8번의 국회의원 선거(재보궐선거 2회 포함)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7차례 승리한 곳으로 기록됐다.
2020년 재보선 때는 이재명 55.24% VS 윤형선 44.76%
지금까지 계양을에서 국민의힘 계열 정당 후보가 승리한 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열린 2010년 재보궐선거가 유일하다. 당시 새누리당 이상권 후보가 47.63%의 득표율을 얻어 42.85%를 기록한 민주당 김희갑 후보를 4.78%p 차이로 눌렀다.
이번 총선에서 원 전 장관은 '지역 일꾼론'을 내걸고 다양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전체 선거판을 뒤흔든 '정권 심판론'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원 전 장관이 이번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 45.45%는 직전 선거였던 2022년 재보궐선거 당시 같은 당 윤형선 후보가 얻은 44.76%보다 0.69%p 높은 수준이다. 역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와 비교하면 역대 득표율 가운데 2위를 기록했지만 원 전 장관의 전국적인 인지도를 감안하면 의미있는 결과물은 아니다. 여당 지지세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계양을에 국민의힘이 인지도가 높은 원 전 장관을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지만, 지난 총선과 비슷한 득표율에 그쳤다"며 "민주당 지지 성향이 우세한 선거구 특성에 중도층이 정권 견제론에 힘을 실어준 것이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계양을 투표율 70.16% '역대 총선 최고'…'명룡대전' 인천 투표율 '쑥'
다만 원 전 장관의 출마로 선거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투표율을 견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22대 총선 계양을 선거구의 투표율은 70.16%를 기록해 역대 총선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총선의 인천 평균 투표율 65.3%보다는 5%p가량 높았다.인천의 이번 총선 투표율 65.3%는 전국 17개 시·도 중 12위에 해당한다. 그동안 역대 총선,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 등 전국 선거에서 투표율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걸 감안하면 '반전'에 가까운 결과다.
인천은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투표율 51.4%로 전국 17개 시도 중 꼴찌를 했고, 2006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최근 20년간 전국 선거를 통틀어 인천의 투표율 등수는 2010년 지방선거와 2017년 대선 때 각각 기록한 1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맞붙은 빅매치가 인천 전체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