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홀랜드가 출연하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의 상대 배우가 공개되며 비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줄리엣 역에 낙점된 신인 배우 프란체스카 아메우다 리버스가 흑인 배우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최근 '로미오와 줄리엣' 제작사 제이미로이드 컴퍼니는 성명을 통해 "로미오와 줄리엣 출연이 발표된 이후 온라인에서 우리 회사 구성원을 향한 개탄스러운 인종차별이 횡행했다"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회사의 모든 사람을 계속 지원하고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제작사는 줄리엣 역 배우를 포함한 전체 캐스팅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줄리엣 역을 맡게 된 프란체스카 아메우다 리버스는 배우이자 작곡가,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BBC 시리즈 '배드 에듀케이션' 등에 출연했습니다.
제작사의 대응에도 프란체스카를 향한 '사이버불링(온라인 괴롭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백인 여성과 프란체스카 사진을 올리며 "누가 줄리엣 같아?" 라는 글을 남기는가 하면, 백인 남성과 흑인 남성이 있는 사진을 올리며 '#로미오와 줄리엣'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습니다.
또한 흑인 줄리엣을 두고 '블랙 워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블랙워싱'이란 백인이었던 역사적 인물이나 가상의 인물을 흑인이 연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유색인종 캐릭터를 백인으로 바꾸거나 그 특성을 지워버리는 '화이트 워싱'에서 따온 말입니다. 다만, 유색인종 캐릭터 증가가 과거 미국 사회와 영화산업 전반에 있었던 뿌리 깊은 차별과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성에 도모한다는 점에서 '블랙워싱'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이에 세계 각국의 누리꾼들은 캐스팅을 옹호하며 "원작에 충실하려면 이탈리아 출신 10대가 아닌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초연 당시 줄리엣은 남성이 연기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영국 사람인 셰익스피어도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막연한 이해를 바탕으로 희곡을 썼기 때문에 흑인 여성 줄리엣도 엉뚱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국내 누리꾼들도 원작을 해치는 무리한 설정이라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너무 심한 거 아니냐. 배경이 이탈리아인데", "아무리 PC(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라고 해도 셰익스피어가 무덤에서 나오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존조(한국계 헐리우드 배우)도 셰익스피어 역할 했다. 실존 인물도 인종에 얽매이지 않고 캐스팅하는데 이건 픽션이다", "디카프리오판 로미오와 줄리엣도 현대 방식으로 재해석한 전혀 고증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흑인이 출연하면 원작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냐" 등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같은 논란은 지난 2023년 '인어공주' 개봉 당시에도 일었던 바 있습니다. 일부 팬들은 흑인 가수이자 배우인 할리 베일리가 흰 피부와 붉은 머리가 상징인 에리얼과 동떨어져 있다며 'Not my Ariel(나의 에리얼이 아냐)이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벌였습니다.
흑인 줄리엣,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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