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이 최고 타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저 리그(MLB) 진출 공백에도 올 시즌 초반 거침 없는 질주를 펼치고 있다. 이정후의 입단 동기이자 예비 메이저 리거 김혜성(25)의 엄청난 존재감 덕분이다.
키움은 지난주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주중 삼성과 대구 원정에서 2승을 거둔 키움은 주말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홈 3연전을 쓸어 담았다.
사실 키움은 개막 4연패에 빠지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정후의 MLB 진출 등 전력 누수가 현실화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보란 듯이 7연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KIA와 개막 3연전을 모두 내줬던 키움은 이후 LG와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삼성, 한화를 제물로 지난주 승률 100%를 찍었다. 최하위에서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 중심에는 KBO 리그 역대 최연소 캡틴 김혜성이 있다. 지난 2021시즌 도중 선수단 투표에서 23살의 나이에 주장이 됐던 김혜성은 올해도 리더십뿐만 아니라 실력으로도 팀을 이끌고 있다.
김혜성은 지난달 31일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결승 홈런을 뽑아냈다. 1회말 2사에서 켈리로부터 시즌 2호 홈런을 날려 선제 결승포로 연결했다. 이날 김혜성은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타격감을 조율한 김혜성은 지난주 대폭발했다. 5경기 타율 5할(22타수 11안타) 2홈런 10타점 5도루의 맹활약을 펼쳤다. 주간 타율에서 5할2푼4리(21타수 11안타)의 팀 동료 이주형에 이어 2위, 타점은 단연 1위다.
특히 득점권에서 7타수 7안타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혜성은 지난주 결승타 2개를 때려내며 팀의 연승을 견인했다. 7연승 동안에도 김혜성은 31타수 14안타(3홈런) 6도루 12타점을 기록했다.
7일 한화와 홈 경기가 압권이었다. 김혜성은 1회 동점 1점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연장 11회말 짜릿한 끝내기 솔로포로 팀 승리를 책임졌다. 3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의 만점 활약이었다.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이자 1경기 2홈런이다.
2017년 데뷔 이후 올해 기량이 만개한 모양새다. 2020년과 지난해 7홈런이 개인 한 시즌 최다였던 김혜성은 올해 10경기 만에 벌써 4홈런을 몰아쳤다.
올 시즌 뒤 미국 진출을 선언한 김혜성인 만큼 MLB 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1월 키움은 "김혜성이 고형욱 단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구단은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확실한 동기 부여에 김혜성은 각성한 듯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키움은 이번 주 SSG와 인천 원정을 치른 뒤 주말 롯데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과연 김혜성의 폭주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