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700만명에 가까운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는 등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여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을 지지층 결집 신호로 해석하는 반면, 야권은 정권 심판 열기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6일 최종투표율 30%를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첫날 사전투표율 15.61%…여야는 '동상이몽' 해석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은 15.61%로 지난 21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12.14%)에 비해 3.47%포인트(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지방선거(10.18%) 때보다 5.43%p 높고, 지난 대선(17.57%)과 비교했을 때는 1.95%p 낮은 수치다. 이날 전체 유권자 4428만 11명 가운데 691만 510명이 투표를 마쳤다.
여야 모두 한목소리로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지만 셈법은 각각 다르다. 국민의힘은 투표 포기를 고심하는 이른바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최대한 나오게 하기 위해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다는 의미로 보고 사전투표 단계부터 투표를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 독려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전투표 하면 진다, 투표율 높으면 진다' 이런 얘기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찍으면 우리가 된다', '우리가 찍으면 대한민국이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모두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속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SNS에 "정권 심판에 대한 열망부터 새로운 나라에 대한 강한 의지까지, 모두 사전투표를 통해 보여주십시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특히 사전투표율이 30%를 넘으면 총투표율이 당의 승리 공식으로 통하는 60%대 중반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병도 선거대채위원회 전략본부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투표율이 65% 이상이 되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첫날 투표율 전국 모두 10% 넘어…'역대급' 찍나
여야의 동상이몽 속에서 사전투표율이 실제 30%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야 모두 사활을 걸고 투표 독려에 나섰던 만큼, 이번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예년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정국이었던 지난 총선 때와는 달리 이번 총선에서는 본투표 당일 여행, 나들이 등 일정을 잡는 유권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연스럽게 사전투표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질 거란 관측이다.
실제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가 실시한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76.5%로 4년 전 총선 때보다 높았다. 이미 재외국민 투표율도 기록적 수치를 달성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치른 115개국 재외선거 최종 투표율은 62.8%로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재외국민 투표가 도입된 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은 모두 10%를 넘었다. 가장 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전남(23.67%)이다. 이어 전북(21.36%), 광주(19.96%), 강원(17.69%), 세종(16.99%), 경북(16.24%), 서울(15.83%), 충남(15.70%), 충북(15.69%) 순으로 9개 시도가 전국 평균 투표율을 웃돌았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12.26%를 기록한 대구였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14.03%), 인천(14.50%), 대전(14.66%), 울산(14.80%), 부산(14.83%), 제주(15.10%), 경남(15.27%) 순이었다.
앞서 모두 이틀간 치러진 지난 21대 총선 최종 사전투표율은 26.7%, 직전 20대 대선은 36.9%의 사전투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사전투표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유권자는 주민등록소재지와 관계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전국 3565개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 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나 대표전화(☎1390)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