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여섯 번째 미니앨범 '비엑스엑스'(BXX)는 기존과는 다르다. 이번에는 '퍼플키스'로 방향을 돌렸다. 여섯 멤버의 우정과 의리를 주제로 한 앨범에는 듣기 편한 6곡이 실렸다. 처음으로 힙합 장르 타이틀곡을 발표한 것도 큰 변신이다. 타이틀곡 '비비비'(BBB)는 '더 퍼플키스다운' 노래이기도 하지만, 곡의 완성도와 멤버들의 만족도가 상당했다는 특징이 있다. 회사 실무진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표를 얻었다.
그동안 낸 앨범 중 멤버들의 참여도가 가장 높았다는 퍼플키스의 미니 6집 'BXX'를, CBS노컷뉴스가 조금 더 샅샅이 뜯어보았다. 첫 번째 편에서는 'BXX'에 수록된 '음악'에 초점을 맞춰 살펴본다. 인터뷰는 지난 4일 서면으로 이루어졌으며, A&R 부서와 기획제작팀, 퍼플키스 멤버들이 답변했다.
A&R팀은 'BBB'를 "트랩 장르의 경쾌하고 힙한 장르곡"이라며 "요즘 트렌드인 미니멀한 사운드에 단단한 트랩 비트와 베이스를 올려 단순한 송폼이지만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밝혔다. 훅을 멤버별로 녹음해 퍼플키스 각 멤버의 매력을 한껏 녹여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우린 아주 어린 시절부터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는 교육을 계속 받으면서 자랍니다. 남들을 실망하게 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순응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을 잃게 됩니다. 그렇게 그저 남들의 말에 이끌려 본인을 잃어가는 어른이 되는 것이 참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Bad Behavior'는 나 혹은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을 담고 있습니다. 표면적인 단어 뜻 그대로 그저 나쁘고 악한 행동으로 칭해질 수 있으나, 나 그리고 우리를 지키기 위한 작은 변화의 '시작'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가사에도 나오듯 '너무 착하게 계속 받아주지 말고, 나쁘게 보일지라도 너의 생각을 펼쳐 보는 게 어때?'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습니다. 변화라는 것도 그 결과에 따라 칭해지는 명칭일 뿐입니다. 순간이 쌓이지 않으면, 지금을 바꾸지 않으면 변하는 건 없을 테니까요. 또한 콘셉트가 악동인 것처럼 너무 무겁지 않도록 유쾌하게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A&R팀)
여러 명이 작사에 참여한 가운데, 멤버 수안도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가사 중 D 브리지 부분은 수안이 쓴 내용이 상당 부분 채택됐다. A&R팀은 "특히나 D 브리지 파트의 수안님 가사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환기하며 앞으로 다가올 희망적인 변화를 담아내기에 딱 알맞은 가사였다"라고 바라봤다.
'BBB'는 퍼플키스의 활동곡 중 첫 '힙합곡'이다. 퍼플키스에게도, 회사에도 도전이 아니었을까. A&R팀은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매력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해 가장 중점을 둔 것 같다. 퍼플키스는 늘 실력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에 대한 걱정은 없었고 실제로도 굉장히 수월하게 작업이 되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획제작팀은 "회사 실무진 타이틀곡 투표에서도 압도적인 최다 득표를 기록했을 정도로 많은 직원들이 좋아했던 곡이었다. 이후 멤버들이 녹음하면서 더 다채롭고 풍성한 곡으로 완성되어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라고 답했다.
나고은은 "여러 데모(임시 녹음)곡을 들어보고 곡 선정에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이 되어서 만족한다. 노래가 나오기 전에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줬을 때도 거의 좋다는 반응이어서 기대가 되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키는 "저도 듣는 순간부터 확 꽂혔던 것 같다. 수많은 후보곡 중에서도 물론 좋은 곡들은 있었지만, 'BBB'만큼 오?! 했던 곡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레는 "연습생 때부터 힙합을 오랫동안 주구장창 해왔는데 데뷔하고 보여줄 기회가 타이틀곡으로는 없었다. 'BBB'를 통해서 힙합적인 무드를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도는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수안은 "디 브리지 외에도 조금 채택이 돼서 잘됐으면 좋겠다. 제가 못하는 것들을 해내다 보니까 매 활동 도장 깨기 같은 느낌이 있지만, 가장 큰 도장 깨기인 '힙합 춤'을 추는 제 모습이 싫지 않다"라고 고백했다.
A&R팀은 "타이틀곡이 'BBB'로 확정이 된 후에 곡에 어울릴만한 인트로 작업을 요청드렸다. 작가님께서 한참을 고민하시더니 'BBB' 느낌에 맞는 톡톡 튀는 사운드로 앨범을 시작하는 건 어떠한지 의견을 주셨다. 고심 끝에 청중들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버블 소스와 플럭 사운드를 섞어 '인트로 : 크러시' 메인 테마를 잡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퍼플키스가 표현하고자 하는 'BBB'의 콘셉트를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너무 동떨어지지 않는 가사와 사운드를 추가해 주셨다. 결과적으로 멤버분들의 매력적인 음색까지 어우러져 명불허전 인트로 맛집 타이틀을 이어갈 좋은 곡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인트로 : 크러시'는 수안이 '휘파람'으로 참여한 곡이기도 하다. A&R팀은 "가이드 녹음을 멤버 수안이 진행했다. 작가님과 녹음실에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면서 진행하게 되었는데, 애드리브 라인을 짤 때 수안이 '휘파람은 어떨까요?'라고 먼저 제안해 줬다"라고 밝혔다. 수안은 "피디님께서 애드리브로 아무거나 해보라고 하셨을 때 멜로디보단 사운드 소스가 더 어울릴 것 같았고 통통 튀는 느낌의 휘파람이 좋을 것 같아 녹음했다"라고 말했다.
'BXX' 앨범에는 앞서 언급한 타이틀곡 'BBB'와 '인트로 : 크러시'를 비롯해 '비터 스윗'(BITTER SWEET) '토이 보이'(Toy Boy) '하트 어택'(Heart Attack) '보이저'(Voyager)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A&R팀은 "직전 앨범인 '세븐헤븐'(7Heaven)도 그렇고 그동안 고수해 오던 마녀 한 가지 이미지에만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예전 타이틀과는 다르게 트랙이 가벼우면서도 꽉 차게 느껴지는 곡들로 구성했다"라고 전했다.
A&R팀은 "앨범 전반적으로는 기존의 앨범 스타일과는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멤버들이 작사·작곡 및 프로듀싱까지 직접 진행한 곡들을 수록하면서 퍼플키스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과 음악적 소양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라고 강조했다. 앞선 설명처럼 수안이 타이틀곡 'BBB' 작사에 참여한 것 외에도, 나고은은 '토이 보이' '보이저' 두 곡, 채인은 '하트 어택'의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나고은은 앨범 발매 라운드 인터뷰 당시 '토이 보이' 제작 과정을 언급했다. 그는 "사랑하는 연인을 귀엽게 장난감에 비유해서 만든 곡이고 힙한 무드가 있어서 저희 멤버들한테도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녹음할 때도 너무 잘 어울려서 뿌듯했다"라고 말했다.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든다"라는 '보이저'에 관해 나고은은 "멤버들을 생각하면서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항해사에 빗대서 썼다. 눈을 감았을 때 듣는 분들에게 각자 바다가 펼쳐졌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채인은 '하트 어택'을 '청춘의 설렘'이나 '애틋하기도 하지만 서툴기도 한 사랑의 두근거림'을 표현해 본 곡이라고 소개했다. 채인은 "저희 미니 2집에 '소 와이'(So WhY)라는 곡을 수록한 적이 있었는데 팬분들이 좋아해 줘서 연장선으로 시작했다"라며 "2년 만에 조금 더 성숙해진 저희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팬분들께서 굉장히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생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토이 보이'와 '하트 어택'에서는 알앤비 보컬적인 부분을 잘 살려내었고, '하트 어택'에서는 알앤비 요소와 더불어 몽환적인 음색도 담아냈다. 마지막 곡 '보이저'에서는 시원하면서 청량한 모습을 잘 녹여내는 등 각양각색의 장르와 컨셉 속에서도 그에 맞춰 다양한 역량들을 발휘하여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멤버들의 답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유키는 유일하게 '고를 수 없다'라며 "수록된 모든 곡"을 골랐다. 유키는 "수록곡은 작사와 작곡에 멤버들이 많이 참여하였고, 'BBB'는 저희 음색과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레, 채인, 수안은 'BBB' 파였다. 이레는 "간단하고 반복되는 멜로디 사이에서 멤버들의 음색을 확실히 느끼실 수 있고 리듬감 있는 안무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채인은 "전 앨범에서 보여드렸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들을 보여드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수안은 "모든 파트가 지루하지 않으며 각 멤버들의 개성이 더 또렷하게 담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고은과 도시는 '보이저'를 택했다. 나고은은 "보컬적인 부분이 잘 드러나는 노래기도 하면서,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몰입도가 좋았던 것 같다. 많이 들어달라"라고 당부했다. 도시는 "고은 언니의 자작곡이라는 점에서 역량이 드러나는 것 같고, 멤버들의 보컬이 더 깊어지고 감정이 더 담긴 느낌이라서 노래를 들으면서 너무너무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