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남성 하원의원이 데이트 앱에서 만난 남성에게 속아 동료의원 여러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BBC 방송과 일간 더타임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수당 전체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부위원장 윌리엄 래그(36) 의원은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성소수자 데이트앱 그라인더에서 만난 남성에게 동료 다수의 개인 전화번호를 넘겨줬다"고 실토했다.
그는 이 남성에게 자신의 사적인 사진을 보낸 이후 다른 사람의 정보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계속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나와 관련된 낯 뜨거운 걸 가지고 있었다. 나를 내버려 두지 않았다"며 "내가 나약해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 치욕스럽고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의회에서 현 정부 고위직을 포함한 하원 의원과 당 직원, 출입 기자를 포함한 최소 12명이 비슷한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보도한 뒤에 이런 사실을 인정했다.
일부는 메시지를 받은 사람의 남자친구 이름 같은 사적인 정보가 담겨 있거나 음란한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고 한다.
익명의 한 성소수자 하원의원은 이같은 보도를 접한 뒤 자신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BBC에 털어놨다.
그는 "우연이라기엔 내용이 너무 유사했다"며 조직된 신용사기 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레스터셔 경찰은 지난달 한 하원의원이 이와 비슷한 신고를 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의회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파악하고 관련된 안보 위험은 없는지 정부 당국과 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