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22·삼성생명)이 최고 권위의 전영 오픈 2연패 무산의 아쉬움을 딛고 다시 일어선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5일 "국가대표팀이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중국, 닝보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슈퍼1000 등급 대회로 오는 7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올림픽 레이스다. 올림픽 시드 배정을 위한 랭킹 포인트가 걸린 마지막 대회다.
아시아선수권이지만 세계선수권 못지 않은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 등 배드민턴 강국들이 아시아에 대거 몰려 있는 까닭이다.
특히 여자 단식은 세계 랭킹 10위 안에 무려 7명이나 아시아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안세영을 비롯해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등이 1~4위를 형성하고 있고, 이번 대회 5번 시드인 세계 랭킹 6위도 허빙자오(중국)다.
안세영은 지난달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 오픈에서 아쉽게 2년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야마구치와 4강전에서 투혼을 발휘했지만 1 대 2(10-21 21-19 14-21)로 졌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당한 오른 무릎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데다 허벅지 통증까지 생겨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재활과 회복에 집중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단 안세영은 올림픽 랭킹 포인트에서 11만1314점으로 2위 천위페이(10만796점)에 앞서 사실상 올림픽 1번 시드를 확보했다. 이번 대회는 부담을 덜고 몸 상태와 경기 감각 등을 점검해볼 좋은 기회다.
배드민턴 대표팀 김학균 총감독은 "안세영이 그동안 열심히 훈련을 했는데 몸 상태를 100%로 만들지는 못했다"면서 "현재 70~80% 상태"라고 짚었다. 이어 "올림픽 1번 시드는 사실상 정해져 있는 만큼 최상위권 선수들을 상대로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하는 게 무리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김 감독은 "부상이 낫지 않은 게 아니라 재활하느라 경기를 뛸 만큼 충분한 체력이 올라오지 못한 것"이라면서 "때문에 실전을 뛰면서 체력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왔는지 파악해야 했고, 경기 감각도 끌어올려야 했다"고 역설했다.
또 김 감독은 "안세영 본인이 지난해만큼 경기력이 나오지 않아 마음이 조금 급한 상황이었다"면서 "그래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미 1위 확정인데 몇 대회 우승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경쟁자들에게 다 보여줄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랭킹 포인트 때문에 그동안 큰 등급의 대회만 출전하면서 시드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강을 다투는 여자 복식 조들도 출전한다. 전영 오픈 우승 듀오 이소희(인천국제공항)-백하나(MG새마을금고)와 지난해 우승을 이룬 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희용(전북은행)이다. 여자 복식 세계 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 5위 김소영-공희용은 1위 천칭천-자이판(중국) 등과 우승 경쟁을 펼친다.
남자 복식 서승재-강민혁(이상 삼성생명)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랭킹 1위를 확보해야 한다. 세계 2위 사트윅세라지 란키레디-치라그 셰티(인도)와 포인트 차이가 1000점 이내다. 인도 오픈 우승의 상승세를 잇는다는 각오다.
서승재는 채유정(인천국제공항)과 혼합 복식에도 나선다. 프랑스 오픈 혼복 준우승을 이룬 둘은 현재 세계 랭킹 4위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도 세계 7위인 랭캥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이외에도 남자 단식 올림픽 랭킹 21위 전혁진(요넥스)이 상위권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