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끝 모를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단이 오늘(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방문해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종교계가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문제로 촉발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7주째에 접어들었지만, 정부와 의료계는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긴 의료 공백은 우려대로 국민들의 피해로 나타나는 상황.
최근 의료계 대표로 선출된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당선자와 임원단 일행이 한국기독교회관을 찾아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를 면담했습니다.
무거운 표정의 임현택 회장은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에게 제일 먼저 꺼낸 말은 '중재' 였습니다.
[녹취] 임현택 회장 당선인 / 대한의사협회
"국민들, 환자들이 너무 힘든 상태라 이 상황타개를 위해서 목사님들 힘을 빌려서 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찾아뵙게 됐습니다."
임현택 회장은 "의료 정책은 현장 전문가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한데 정부가 이를 급격하게 추진하다보니 전공의들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임현택 회장은 그러면서 "정말 큰 문제는 의료사태가 해결되더라도 의료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 않는 전공의들도 많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의사를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 아닌 부도덕한 일을 하는 집단으로 몰아붙이고 형사 처벌하겠다고 윽박지르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한다."고 의료계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녹취] 임현택 회장 당선인 / 대한의사협회
"현장 전문가들의 말이 반영이 안되고 급격하게 추진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정부가 자꾸 전공의들을 자극하구요. 이 사태가 터지고 나서 의사들로부터 '정신과 상담이 너무 많이 늘었다', '너무 너무 힘들다', '내가 왜 이 고생을 했는지 평생을 고생을 해왔는지 모르겠다' 삶의 가치를 잃어버린거죠. "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의료인들의 헌신과 고충에 공감하면서도 의료 혜택이 절실한 약자를 생각하는 길을 선택해주기를 당부했습니다.
김종생 총무는 "그리스도인들도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기도하면서 눈물흘리는 사람들, 약한 사람들을 우선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다."며, "한걸음만 물러서서 약자에 도움을 주는 선택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종생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나보다 우리보다 또는 상대보다도 정말 약한 사람들, 눈물 흘리는 사람들 어쩌면 그런 분들에게 어떤 길이 우선되면 좋을지…"
더불어 정부가 의대 정원 2천 명을 못 박고 의료계를 몰아가는 태도는 옳지 않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한 걸음 씩 물러나 합리적인 선택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종생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거 국면하고도 이어지고 여러가지가 잘못하면 졸속 처리가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되고 정말 약자들을 위한 길이 어디일까 우리들이 가진 입장을 한걸음 만 더 뒤로해서 건강약자들에게 보탬이 되고 유익이 될수 있는 길을 찾아볼수 있으면 좋겠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에 대한 중재 요청을 위해 교회협의회를 방문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5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를 만나 조언을 구할 예정입니다.
임현택 회장 당선인은 생명을 살리는 사명감을 가진 의사들은 단 한명도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다며, 거듭 종교계가 중재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지난 2009년 용산 참사를 비롯해 각종 사회적 참사와 국론분열 양상이 벌어질 때마다 양극단을 조율해 중재에 나섰던 종교계가 이번 의료대란에도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영상편집 김성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