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진 1300여 점 중 국내외 작가 34명의 사진 200여 점을 선별했다. 사진을 통해 1950~2010년대 도시와 일상, 역사적·사회적 풍경의 이면을 조망한다. 아카이브 50여 점도 공개한다.
전시명은 2014년 개봉한 영화 '당신의 세상은 지금 몇 시?'(What's the Time in Your World?)에서 가져왔다. 영화에서 사진이 과거의 특정 시점으로 주인공을 소환한 것처럼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가 나온 사진이 관객을 사진 속 풍경과 시간으로 접속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시 1부 '눈앞에 다가온 도시'는 한국 고유의 근대화 흔적이 담긴 도시의 풍경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195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제작된 작품들을 통해 현재와는 다른 도시의 모습들, 개인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도시 풍경의 입체감과 부피감을 조망한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시대상을 생생히 기록한 김희중의 '명동성당'(1956), 1990년대 공사 현장의 야경을 통해 산업사회의 단면을 보여준 홍일의 '기둥 1'(1996), 서울 도쿄 홍콩 등의 도시공간을 도식적으로 해석한 '도시풍경' 연작 중 하나인 박찬민의 '시티즈'(2016~2019)를 비롯 강홍구, 금혜원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고단한 일상을 달래는 포장마차 속 풍경을 촬영한 김미현의 '포장마차'(2001~2003), 도시와 농촌 접경 지역의 실내 풍경을 통해 1990년대 경제 성장의 이면을 나타낸 전미숙의 '기억의 풍경-경북 고성'(1994), 그리고 이강우 김천수 구본창의 작품 등을 선보인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꾸준히 수집해왔지만 그간 자주 볼 수 없었던 중요한 사진 소장품을 10년 만에 한 자리에 펼쳐 보인다"며 "한국 현대미술 속에서 사진의 주요 흐름을 확인하고 동시대 사진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미술사적 논의를 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