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단원고 피해자 문지성 양의 아버지 문종택 감독은 참사 직후 팽목 체육관에서 인파를 헤치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앞으로 걸어 나가 큰 소리로 "대한민국 주인이 누구입니까?"라고 외친다. 비극적인 사고가 참사가 되게끔 한 정부에게 규탄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어 문종택 감독은 2014년 여름부터 서툰 솜씨로 카메라를 작동시키며 국회 앞에서 단식하는 피해자 가족들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세월호 유가족 방송 리포터 찾습니다'라고 써진 종이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은 그가 직접 가족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결심했음을 보여주며 왜 피해자 가족이 직접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는지 알고 싶게 만든다.
뒤이어 바람 부는 팽목항을 비추며 문 감독은 "카메라가 통곡하는 소리를 여러분들은 들어보신 적이 있는지요?"라고 묻는데, 영상에 녹음된 바람 소리가 마치 가족들의 긴 시간을 대변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세월호 참사 사고 해역이 가까이 보이는 동거차도에서 문 감독은 "못난 부모이지만 (중략) 아이들 이름 석 자만이라도 불러주고 싶어서"라고 말하며 온 마음을 다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304명의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과 안전한 사회를 위해 쉬지 않고 달려온 어느 평범한 아버지의 10년의 세월, 간절한 바람을 담은 아카이브 다큐멘터리 '바람의 세월'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오늘(3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