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앨범 '마카로니 치즈'(MACARONI CHEESE)의 첫 번째 트랙 '파씨 업'(POSSE UP)에서 영파씨(YOUNG POSSE)는 작사의 고단함마저 가사에 담았다. 두 번째 미니앨범 'XXL' 수록곡 '나의 이름은'(ROTY)은 리더 정선혜부터 위연정, 지아나, 도은, 한지은까지 전 멤버가 작사에 참여했는데, 이젠 "12마디는 너무 짧아"라고 한다.
'국힙 딸내미'라는 글을 보고 "너무 황송"했다는 영파씨는 "힙합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스카스'(Scars) 'XXL' 'DND' '나의 이름은' '스카이라인'(Skyline)까지 5곡 전 곡 모두 힙합 장르로 일관한 앨범은 그. 하지만 꼭 힙합'만'을 추구하기보다는 "힙합을 넘어선 그 무언가"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30일 영파씨를 서면 인터뷰했다. 첫 번째 편에서 타이틀곡 'XXL'에 집중했다면, 이번 편에서는 앨범 전반과 멤버 개인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았다.
일문일답 이어서.
영파씨 : 아무래도 가장 오래된 친구 같은 곡, '스카스'입니다! 레이지 힙합 장르인데 이 곡은 안무가 정말 멋져요. 언젠가 음악방송에서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13. '스카스'를 두고 "도은이보다 오래된 곡"이라고 하는 영상이 있더라고요. 앨범에 실린 인터뷰에서 도은씨도 영파씨라는 팀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굳히게 한 노래라고 밝혔고요. '스카스'는 언제 만들어졌고 왜 이번 앨범에 실리게 되었는지, 향후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파씨 : 3살이나 된 노래예요! 도은이가 팀에 마지막에 합류했는데요. 사실 오자마자 바로 같이 연습을 할 수는 없어서, 도은이는 홀로 패드를 보며 이미 짜여진 영파씨 곡들의 노랫말과 안무를 숙지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연습실에서 저희가 '스카스'를 부르고 춤을 추니까 너무 멋있었다고 이런 음악은 처음 들어봤다고 눈을 반짝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 곡이 데뷔 앨범에 실리지 않아서, 너무 보여드리고 싶은데 어떤 무대에서도 부를 수가 없었어요. 2024년에 저희가 뉴욕에서 열리는 힙합 페스티벌에도 나가니까! 이번 앨범에는 꼭 실어달라고 은근히 어필하곤 했어요.
정선혜 : 자세히 들어주셔서 감사해요ㅠ 언급해 주신 부분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저희가 직접 쓴 가사들이랍니다. 저는 앞니가 나와서 별명이 토끼 혹은 버니(Bunny)에요. 그래서 '나의 이름은'이라는 트랙을 받았을 때 저의 사소한 이름으로 워드 플레이(word play)를 하고 싶었어요. 작년 이맘때 토끼와 쥐로 나름 펀치 라인을 만들어 보았는데, 이렇게 올해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오게 되어 너무 신기합니다.
한지은 : 저는 빵에 잼을 발라 먹는 것을 진짜 좋아해요. gem하고 잼의 라임을 맞춰보려고 애썼던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 교정을 끝내고, 그릴즈도 하고 투스젬도 할 거예요!
15. 식단 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먹고 싶은 음식이 '마카로니 치즈'였다면, '파씨 업'에서는 "링고 아메, 초코프라페 애플 캬라멜, 크레페, 라멘"을 먹을 거라고 했어요. 이번 'XXL'에 "먹어 치워 머핀, 털어 빅 치즈 빅 쿠키 빅 오렌지"라는 가사가 있고 '스카스'에 "밤사이 나와 Snacks 먹던 나를 바꿔 놔"라는 가사가 있더라고요. 영파씨 노래 가사에서는 음식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요?
영파씨 : 아무래도 저희만의 이야기를 쓰려고 하다 보니까, 영파씨 멤버들과 음식은 뗄 수 없는 사이 같아요. 먹방 보는 것도 엄청 좋아하고… 그런데 또 걸그룹이니까 다이어트는 해야 하고… 그런 묘한 딜레마를 가사로 풀어내려 노력했어요.
영파씨 : 가사를 쓰는 것은 언제 쉬워지는지 모르겠어요. 지금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더 많아졌고, 그런데 또 그것을 라임과 플로우에 맞춰서 풀어내야 하니까 또 영어도 밈도 넣어야 하고… 아직도 너무 어렵습니다. 12마디 이상이 주어진다면, 요즘 느끼는 뭔가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조금씩 알아봐 주고 있다는 이 뭉클한 감정을 글로 쓰고 싶어요.
17. '마카로니 치즈' 앨범부터 앨범 소개 글을 직접 쓰고 있죠? 'XXL' 앨범에는 "영파씨가 사무실로 쳐들어와서 앨범소개글은 본인들이 쓰겠다고 한다…(두둥)"라는 구절도 있더라고요. 멤버들이 곡마다 돌아가면서 쓰나요? 아니면 의견을 취합해서 정리하나요? 직접 앨범 소개 글을 쓰는 전통이 앞으로도 이어질까요?
영파씨 : 작사는 따로 할 때가 많지만, 앨범 소개 글은 연습실이나 숙소에 모여서 떠들썩하게 의논하면서 씁니다. 한번 쓰면 다시는 못 고치니까 음원 사이트에 올라가면 진짜 끝이니까… 엄청 고쳐쓰는데 그래도 발매하고 보면 오타가 있더라구요ㅠ
정선혜 : 사실 저희 언니라인이 처음 연습실에서 만났을 때 이런 하드한 힙합 음악은 큰 도전이었어요. 연정이는 힐댄스를 너무 잘 추고, 저는 BTS(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음악을 동경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에게 힙합이 어울린다고 하니 해 보지 않은 것도 도전해 보자 하고 으쌰으쌰 했던 기억이에요. '국힙 딸내미'라는 글을 보고 너무 황송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일단 자기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할 수 있는 힙합 음악을 너무 사랑합니다. 퍼포먼스만 봤을 때 힙합 리듬 위에 박자를 타는 것도 너무 멋지구요. 그리고 또 힙합을 넘어선 그 무언가에도 언젠가 도전해 보고 싶어요.
19. 각자 가수라는 꿈을 언제부터 꾸게 되었고, 얼마나 연습생 생활을 한 후에 영파씨라는 그룹으로 데뷔하게 됐는지 과정을 들려주세요.
한지은 :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춤을 추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뭔가 너무 행복하다 이런 것을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아요. 초6에 캐스팅되어서요, 연습생은 2년 반을 했습니다.
도은 : 저도 초등학생 때에 K팝에 푹 빠져서 집에서 혼자 춤추곤 했어요. 영파씨가 거의 출격을 하기 직전에 캐스팅되어 연습생 생활은 정말 짧게 했습니다.
정선혜 : 저는 중학교 2학년 때 방탄소년단을 좋아하게 되었는데요, 그때 '누군가를 좋아하고 응원한다는 감정이 왜 생기지?' 하며 그런 제가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저도 응원받고 싶어졌어요. 그때부터 꿈을 꾸게 된 것 같습니다. 연습생은 2년 반을 했어요.
지아나 : 저는 거의 옹알이를 할 때부터 TV에 나오고 싶다고 엄마에게 얘기했다고 들었어요. 연습생은 1년 6개월 정도 했어요…
위연정 :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굉장히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성격을 좀 바꿔보자고 부모님이 저를 댄스 학원에 데려갔어요. 그때 음악과 춤을 접하고 꿈을 꾸기 시작한 것 같아요. 연습생은 선혜랑 거의 동시에 시작해서 2년 반을 했어요.
위연정 : 저는 영파씨에서 유니크함을 맡고 있습니다.
도은 : 저는 영파씨에서 높이를 맡고 있어요.
지아나 : 저는 영파씨의 비보이예요. 비주얼+보컬+이빨.
정선혜 : 저는 영파씨의 올라운더를 맡고 있습니다.
한지은 : 저는 영파씨의 YOUNG을 맡고 있답니다.
영파씨 : 다섯이 모이면 아무래도 시끄럽고,, 부족한 점도 서로 아니까 서포트해 주려 하고… 그래서 용기도 좀 더 나는 것 같아요.
21.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할 거라면 뭐 하러 예술을 하냐고"('XXL')라는 구절은 영파씨의 지향점을 관통하는 가사가 아닐까 예상했는데요. 남들과는 다른 영파씨만의 고유한 정체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영파씨 : 남의 시선을 너무 의식하기보다는 뭐든지 즐겁게 하려는 고집이 강합니다. 회사에서는 매 순간 애써 예뻐 보이려고 하지 않아서 좋다고 하세요.
22. 마지막 질문입니다. 혹시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못 한 게 있다면 마음껏 해 주세요.
저희 음악 자세히 들어봐 주시고 또 무대도 봐주시고 심층 질문해 주셔서 너무 즐거웠어요. 그리고 텔레파씨(공식 팬덤명) 오늘 큰 소리로 응원해 줘서 너무 고마웠어요ㅜ 더 자주 보고 싶어요. 언젠가 연말 무대에도 서고 싶어요. 또 코첼라에도 서고 싶어요. '젊은 집단' 영파씨 아직 활동 중이랍니다! 'XXL' 많이 들어주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