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은 2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 3차전(5전 3승제)에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2 대 3(25-27 25-16 25-21 20-25 13-15)으로 패했다. 원정에서 치른 1, 2차전 패배 후 홈에서 반등을 노렸으나 아쉽게 실패했다.
정규 리그 3위에 오른 OK금융그룹은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챔피언 결정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에 패하며 2015-2016시즌 이후 8년 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 도전이 무산됐다.
경기 후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은 "대한항공이 선수층이 두터운 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빡빡한 스케줄을 잘 견뎌줬다"면서 "졌지만 여기까지 온 것도 선수들이 열심히 한 덕분이다. 진 것은 내 책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오기노 감독은 부임 첫 해부터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시즌 내내 강조한 '범실 없는 배구'가 자리를 잡으며 OK금융그룹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브를 강조했던 오기노 감독은 "항상 코스로 때리는 훈련을 했다. 선수들도 강서브만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서브 범실까지 하면 점수를 두 배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를 줄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점을 줄이면서 OK금융그룹의 배구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배구였던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을 터. 오기노 감독은 "새로운 시스템을 입히기 위해 많은 훈련이 필요했다"면서 "다른 팀들과 다른 배구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잘 따라온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차기 시즌 남자부는 외국인 감독 시대가 열린다. 오기노 감독과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에 이어 KB손해보험 미겔 리베라 감독,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새롭게 가세한다.
오기노 감독은 "세계적인 배구 스타일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면서 "훌륭한 감독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좋은 점을 훔치면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올 시즌보다 더 좋은 배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오기노 감독은 "대한항공의 사상 첫 통합 4연패 축하하고, 한 시즌 동안 모두에게 감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