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특별강연 내용을 군 장병 정신교육 교재로 사용하려다 하루 만에 연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지난 1일 전군 각급 부대에 공문을 보내 3일 예정된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주제로 지휘관 특별정신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군은 매주 수요일마다 장병 정신교육을 실시한다. 원래 3일 계획됐던 정신교육 주제는 북한의 군사위협과 3축체계, 프라미스 작전(수단 교민 등 철수) 1주년 관련 내용이었다.
지휘관 특별정신교육은 중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교재를 사전 숙지한 뒤 장병들에게 직접 교육하는 방식이다.
국방부가 하달한 교재는 7페이지 분량으로 "본 교육자료는 3.20(수) 제51회 상공의 날 기념식 대통령 특별강연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라는 설명이 달려있다.
윤 대통령은 상공의 날 기념식 기업인 특강에서 노동 개혁과 기업 규제완화, 상속세제 개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 등을 거론하며 자유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강조했다. 군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정신교육을 하루 앞둔 2일 오후 지휘관 특별정신교육 연기를 결정하며 급선회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야전에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순연하기로 했고, 구체적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내에선 불과 이틀 전에 갑자기 특별정신교육을 지시한 것도 문제지만,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교육 내용 자체도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야전부대 영관급 장교는 "대통령 발언을 가지고 장병 교육하라는 것은 군 생활 중에 처음 본다"면서 "이런 것을 왜 지금 해야 하나,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 하고 군단이나 사단이나 다 전전긍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