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로 8번밖에 던져 본 적 없는, 통산 2승뿐인 투수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시즌 첫 노히트 노런의 영예를 안았다. 대기록의 주인공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로넬 블랑코(30)다.
블랑코는 2일(한국 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9이닝 동안 블랑코는 2볼넷 7탈삼진의 성적을 수확했다. 안타는 1개도 내주지 않았고 실점도 없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4회다. 블랑코는 토론토가 자랑하는 강타자가 모인 타순인 2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3번 저스틴 터너, 4번 돌튼 바쇼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놀라운 투구를 뽐냈다.
경기 내내 최고의 피칭을 한 블랑코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먼저 2아웃을 잡아낸 뒤 조지 스프링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막판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1개의 아웃 카운트만 남은 상황, 블랑코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2루수 앞 땅볼로 정리하며 노히트 노런을 완성했다.
2024시즌 MLB 1호 노히트 노런의 순간이었다. 휴스턴 구단 역사상으로는 17번째 노히트 노런이다.
휴스턴 타자들도 이날 블랑코를 적극 지원했다. 카일 터커는 1회부터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초반 기세를 잡았고, 7회에도 2점 홈런을 날리며 팀의 10 대 0 승리에 힘을 보탰다.
블랑코는 2022시즌 빅 리그에서 구원 투수로 데뷔한 투수다. 지난 2시즌 동안 24경기 58⅓이닝을 던졌고, 2승(1패)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했다.
블랑코는 그동안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부상으로 휴스턴 선발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기면서 기회를 잡았다. 휴스턴 선발 투수 저스틴 벌렌더, 호세 우르퀴디가 빠진 자리에 투입되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올 시즌을 시작하게 된 것.
경기 후 블랑코는 "매우 긴 시간이었다"며 "우여곡절도 많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기도 했다"고 지난날을 돌이켰다. 그러면서 "그 모든 순간들이 가치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