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다이나믹 듀오에게 아픈 손가락, '눈물점'

지난달 28일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을 발매한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 아메바컬쳐 제공
한국 힙합신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듀오 다이나믹 듀오(Dynamicduo)가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04년 정규 1집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를 내고 20년 만에 열 번째 정규앨범 '투 키즈 온 더 블럭'(2 Kids On The Block)을 지난달 28일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디지털 싱글 형태로 파트 1, 파트 2를 공개한 후 타이틀곡 '피타파'를 포함해 신곡 5곡을 더해 총 12곡으로 채웠다. 신곡은 피에이치원과 주니가 피처링한 '피타파', 태버가 피처링한 '911', 허성현이 피처링하고 정만식이 내레이션을 맡은 '드라마틱'(Dramatic), 크러쉬가 피처링한 '다리 없는 새', 비와이가 피처링한 '다시 태어나도'다.

앨범 발매 열흘 전이었던 3월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아메바컬쳐 사옥에서 다이나믹 듀오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개코는 우선 정규 10집의 발매가 예상보다 늦어지게 된 이유부터 밝혔다.

그는 "원래는 파트 3개로 나눠서 작년에 내야 했는데 중간에 '에아오'(AEAO)랑 '스모크'(Smoke)가 갑자기 조명받고 인기가 많아지면서, 저희도 몸이 하나씩이다 보니까 그 활동에 집중했다"라고 운을 뗐다. 최자는 "아무래도 시장 상황이 앨범 단위로 내기 힘들다. 좀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앨범 단위로 돌아올 수 있게 돼서 스스로 저희한테는 되게 만족스러운 그런 앨범인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투 키즈 온 더 블럭'은 다이나믹 듀오의 20주년에 나온 열 번째 정규앨범이라는 것만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개코는 "10집을 내는 것에 의미를 너무 크게 두지 말자고 시작부터 생각했다. 올해 20주년이다 보니 되게 의미가 느껴지더라. 작년에는 몰랐을 텐데, 20주년 기념에 10집까지 마무리가 되니까 되게 느낌이 좀 색다르다"라고 말했다. 최자는 "만들 때는 그냥 좀 편하게 만들었다"라면서도 "활동은 시키는 것 다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총 12곡이 담긴 정규 10집 '투 키즈 온 더 블럭'은 실물 음반으로도 나왔다. 다이나믹 듀오 공식 페이스북
타이틀곡은 피에이치원과 주니가 피처링한 '피타파'다. 다이나믹 듀오의 해외 진출에 대한 열렬한 포부와 음악을 향한 식지 않은 열정을 글로벌 푸드인 '햄버거·피자·타코·파스타'로 위트 있게 풀어낸 곡이다.

최자는 "(앨범을) 파트 3까지 하다 보니까 계속 옛날 얘기만 하는 거 같아서 피곤하더라. 그래서 지금의 우리, 앞으로 이런 방향성을 갖고 하고 싶다는 내일을 바라보는 우리 얘기 같아서 '피타파'로 새롭게 환기하면서 마무리하자는 마음이었다"라고 타이틀곡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개코는 "음악을 만들 때 이 노래로 무대 섰을 때 어떤 그림일까를 많이 그려본다. '피타파'가 무대에 섰을 때 자연스럽고 신나겠다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앨범에서 아픈 손가락 같은 곡은 무엇인지 질문이 나오자, 개코는 "가장 아픈 손가락은 '눈물점'이란 곡이다. 왜냐하면 딱 그때가 ('눈물점'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해 파트 2 활동하려고 할 때였다. 그때 '에아오' 이런 노래가 갑자기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아무 활동도 못 했다. 못하다 보니까 그 노래에 대해 좀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애착이 가는 곡으로는 개코와 최자가 같은 답을 내놨다. '나인틴'(19)이다. 최자는 "다시 고등학생 때로 돌아가서 '그때는 어땠지' '그때는 뭘 좋아했지' 이런 걸 많이 생각하고 진짜 제대로 뒤돌아보니 이해가 되는 노래 같다. 그 노래를 부를 때면 그때의 나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그 나이가 둘 다 이제 '우리 음악을 너무 하고 싶어' 하는 나이"라며 "직업적으로 (음악을) 하게 될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이런 걸 시도는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되게 불타던 때여서 가장 뜨거운 트랙이 아닌가"라고 전했다.

이병헌, 정만식, 피식대학 등 비음악인이 다수 참여한 화려한 피처링진도 화제였다. 가장 섭외가 어려웠던 사람과 수월했던 사람은 누구일까. 개코는 "비주얼적으로는 정만식 형님이 제일 어려웠지만 작업은 정말 수월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믹스 마스터 이틀 전에 뭔가 퍼즐이 하나 안 맞는 거 같아서 내레이션이 필요했는데 진짜 딱 촬영이 없으신 날이어서 운 좋게 바로 해 주셨다"라고 답했다. 정만식은 내레이션을 무려 25가지 버전으로 준비해 보내줬다고.

왼쪽부터 다이나믹 듀오 최자, 개코. 아메바컬쳐 제공
섭외가 가장 어려웠던 인물은 이병헌이었다. 최자는 "축가도 불러드려서 부탁할 여건은 됐지만 확답 기다리는 시간도 확신을 갖고 기다린 건 아니었다. 또, 이렇게까지 관여하실 줄 몰랐는데 마지막 믹스할 때도 '내가 얘기할 때 배경음악이 작았으면 좋겠어' '마스터링 음악이 갑자기 작아졌다가 올라오는 게 낫지 않겠니' 등 많은 얘기를 해 주셨다"라고 설명했다. 개코는 "만식이 형도 그랬지만 배우분들이 엄청 버전을 많이 고민하고 보내주시더라"라고 덧붙였다.

피식대학은 아이디어가 넘쳐서 선택이 어려울 정도였다. 최자는 "그거는 대본을 써준 게 아니라 그냥 보내줘, 했는데 뭐가 많이 왔다. 다 재밌어서 덜어내야 할 걸 선택하는 게 되게 어려웠다"라며 "음악 하는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은 너무 오래 했으니까 편하고 재미있는데, 배우나 희극인과 대화할 때 어떤 언어로 하는 게 좋을지 고민되더라. 이렇게 하면 의미 전달이 될까? 하면서"라고 말했다.

배우를 내레이터로 세운 이유를 두고 개코는 "'드라마틱'이 냉소적이고 차가운 부분이 있다. 그런 캐릭터가 누가 있을까. 한국의 누아르 작품에도 워낙 많이 나와서 이미지가 딱 어울리겠다 해서 만식이 형님께 연락드렸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최자는 "병헌이 형 인트로는 나오자마자 '이거 누구다' 하고 아는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누가 들어도 아는 분이니까. 전 세계 사람들이 알 수도 있고"라고 전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힙합 듀오로 꼽히는 다이나믹 듀오. 데뷔한 지 20년이 되었고, 40대가 된 그들에게 '힙합'이란 장르의 의미는 여전할까. 최자는 "저희가 힙합에 완전히 빠져서 음악 시작했을 때의 힙합과 현재의 힙합 음악은 많이 다르다"라며 "저희가 음악 하는 철학은 '솔직한 음악' '우리를 표현하는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개코는 "저희가 좋아하는 담백한 맛이 있다. 이 아티스트는 취향에 맞는다고 하면 그걸 찾아 듣는다. 훨씬 더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앨범 작업 과정 중 다이나믹 듀오 신변에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최자가 결혼해 기혼자가 됐다. 먼저 결혼한 개코가 최자에게 결혼 관련 조언을 했을까. 개코는 "겪어봐야 안다고 얘기했다. 이 모든 경험을 해봐야 안다고"라고 전했다. 최자는 "처음에는 해 봐야 안다고 하더니, 나는 전이랑 (후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하니 '아직 애가 없어서 그렇다'고 하더라. 결혼 생활이 이렇고 애를 낳으면 이렇고 하면서 (개코가) 길을 만들어준 것 같아서 저는 한결 편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다이나믹 듀오. 아메바컬쳐 제공
결혼이 '본업'을 할 때 태도에 영향을 주는지 묻자, 개코는 "능률이 훨씬 더 많이 올라간 거 같은 느낌?"이라고 답했다. 개코가 "저희 회사에서는 '모닝 미라클'이라고 하는데 (최자가) 너무 능력이 좋아진 거다. 예전에는 조금 더 오래 걸렸다면 훨씬 더 빨라지고 더 좋은 것들이 나온다"라고 운을 떼자, 최자는 "5시에 일어나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작업이나 하자' 이렇게 된다"라고 거들었다.

개코는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삶이 더 단순해지기도 했고"라고 말했다. 최자는 "저는 되게 취미도 많고 너무 여러 가지를 하고 싶었던 사람이어서 에너지가 분산됐다. 근데 이제 항목이 좀 줄었다. 결혼 후 확실히 일에 투자하는 시간도 더 많아지고 스스로한테 투자하는 시간도 좀 더 많아졌다"라고 돌아봤다.

가정을 꾸렸으니 가정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결혼 전에는 맛있는 음식, 재미있는 행사 등 유혹이 많아 뿌리치기 어려웠고, 작업해야 할 시간이 그런 쪽에 분산됐다는 최자는 "결혼하고 나니까 이제 옛날만큼 연락도 많이 안 온다. 그러니까 정리가 좀 많이 됐다"라고 고백했다. 개코는 "이런 얘기를 제가 자주 하긴 했다. '예전만큼 연락 잘 안 올 거다. 너 없으면 안 돌아갈 거 같지? 너 빼고 다 잘 돌아간다'"라고 밝혔다.

"파트 1, 2부터 시작해서 다듀라는 팀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이렇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거다 하는 다듀의 다큐멘터리 보는 느낌으로 들어주셨으면 해요." (최자)

"시대 기록으로 들어주시는 것보다 오히려 감정적으로 더 느껴주시길 바라는 거 같아요. '아, 이때 이런 이야기가 있었네'보다 '이런 감정을 느꼈네' '나도 그런 걸 공감하는데' 이런 마음으로 들어주시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개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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