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캐스팅은 옥상달빛과, 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의 공통된 의견으로 추진됐다. 40대가 된 옥상달빛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인 만큼, 그에 걸맞은 성숙함이 느껴지는 배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출발점이었다.
'EN:박싱' 옥상달빛 마지막 편에서는 뮤직비디오와 앨범 표지, 프로모션용 영상 등 눈으로 볼 수 있는 '비주얼' 전반을 다룬다. 대면과 서면으로 각각 1차례 진행한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했다. 답변은 옥상달빛과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A&R 부서가 맡았다.
우선, '다이빙' 뮤직비디오에 김소진을 캐스팅한 배경을 물었다. A&R 부서는 "앨범의 주제가 '40'이니 만큼, 젊은 배우보다 그 나이대의 연륜과 성숙이 느껴지는 배우가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게 모두가 동의하는 목표였다"라며 "우울한 배경에서 탄생한 노래인 만큼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연기하는 희로애락을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일지, 감정 연기를 밀도 있게 쌓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지가 가장 중요한 섭외 포인트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랜 시간 동안 배우로 활동하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계신 김소진 배우님이 생각나 연락을 드리게 되었다. 뮤직비디오 촬영은 첫 경험이라고 하셔서 서로가 너무 재미있는 작업이 되었고, 실제로 연출에도 감각이 뛰어나신 분이어서 사전 콘티 미팅 때 연출 제안을 적극적으로 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 단순히 출연한 느낌이 아니라 이 비디오를 함께 만든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의미 있는 작업이라 생각한다"라고 부연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좋은 장면이 무엇인지 묻자, 옥상달빛과 A&R 부서의 답이 같았다. 옥상달빛은 "아무래도 뛰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자유로움이 느껴져서 울컥했다"라고 답했다. A&R 부서는 "노래 후반부쯤에 터널에서 김소진 배우님이 뛰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실제로도 해당 장면을 촬영할 때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가 박수를 치고, 이 장면에 대해 입을 모아 좋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김소진님이 뛰는 행위를 통해 느껴지는 '해방감'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던 장면이었다"라고 말했다.
'40'의 앨범 표지에 관해서도 물었다. 서로 마주 보며 웃는 옥상달빛과 농구공을 든 꼬마가 함께 있는 사진이다. A&R 부서는 "아무래도 10년 만에 나오는 정규이다 보니 앨범 커버를 기획하는 것에 대해 꽤나 많은 부담감이 있었다"라며 "일관된 비주얼 컨셉에서 찍는 멋진 사진으로 갈 것이냐, 추상적인 그래픽 디자인으로 갈 것이냐 팀원들과 함께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은 위 두 가지 방향성을 다 제외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무래도 내러티브가 강한 앨범이니만큼 두 분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는 사진이 제일 적합할 것이라 판단했다. 세팅된 헤어·메이크업과 멋들어진 스타일링을 받지 않은 자연스러운 그 자체의 모습으로"라고 전했다.
확정된 앨범 표지와 경합한 사진도 있었는지 묻자, A&R 부서는 "미처 선택되지 못했던, 하지만 유력했던 경쟁 후보 사진은… 저희가 판매 중인 피지컬(실물) 앨범 뒷면과 가사 속지에 삽입되어 있다. 한 번 확인해 보셔도 좋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앨범 표지 작업과 뮤직비디오 연출 모두 애니 정(Annie Chung) "그분이 담는 시선 속에 마치 이야기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져"서 좋아하고, 친분도 있는 사이여서 "다짜고짜 연락하여 같이하자고 덥석 손을 내밀었는데 영광스럽게도 흔쾌히 응해주셨다"라는 게 A&R 부서 설명이다.
A&R 부서는 "작가님 한 분이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를 같이 맡아 진행하셨던 건 저희가 기획한 프로젝트 중에 처음이었다. 뮤직비디오와 앨범 커버, 그 속의 장소와 인물이 다르더라도 서로 연결되는 느낌이 나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었다. 촉박한 일정 속에서 이 두 가지를 훌륭하게 완성시켜주신 작가님께 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준비한 이유를 묻자, A&R 부서는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옥상달빛의 음악에는, 그리고 가사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매력'이 담겨 있다. 많은 분들께서 가사를 한 번 더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서 준비했다. 더불어, 글로벌 팬들에게도 옥상달빛의 가사를 좀 더 느낄 수 있도록 영어 자막도 함께 삽입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A&R 부서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언니들(옥상달빛)도 저희도 곡의 순서와 흐름에도 굉장히 많이 신경을 썼다. 사실 요즘에는 앨범 단위로 발매를 해도 타이틀곡만 듣고 안 듣는 경우가 많기에, '옥상달빛의 앨범에는 이런 이야기가 들어 있어!'라는 부분을 어필하고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앞선 답변에서도 알 수 있듯 A&R 부서는 '음악' 외에도 '40' 앨범 작업 전반을 두루 담당했다. 앨범 홍보(프로모션)도 맡아 진행했다. 어린이, 2030 청년, 40대, 어르신 등 다양한 연령대를 만나 공통 질문을 던져 답을 듣는 방식의 쇼츠를 선보였다. 옥상달빛 두 사람에게도 묻고, 동료 연예인도 출연했다.
가장 큰 수확은 "7살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이 들어간다는 것'에 대해 알 수 있었다"라는 점이다. A&R 부서는 "사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건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이지 않나. 생각보다 비슷한 답변이 많아서 놀랐고, 앨범이 좀 더 보편적으로 다가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던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어린이 편 쇼츠 마지막에는 별안간 강아지가 등장해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의도한 섭외였는지 궁금했다. 그러자 A&R 부서는 "실제로 회사 스태프가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한 날이 있었다. 이걸 보고선 '옳다구나! 강아지가 섬네일로 나오면 너무 귀엽겠다' 하고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참고로, 출연해 준 우디는 고구마를 참 좋아했습니다 :)"라고 전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