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2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2023-20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포스트 시즌(PS)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2 대 3(25-18 25-14 20-25 20-25 14-16)으로 졌다. 5전 3승제 챔피언 결정전을 패배로 시작했다.
충격적인 리버스 스윕패다. 흥국생명은 1, 2세트를 먼저 따냈으나 3세트부터 내리 무너지며 역전패를 당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컸던 탓이 크다. 정규 리그를 2위로 마친 흥국생명은 정관장과 3전 2승제 플레이오프(PO)에서 3차전까지 모두 치렀다. 지난 26일 PO 3차전을 마치고 2일밖에 쉬지 못하고 챔피언 결정전에 나섰다.
경기 감각은 흥국생명이 앞서는 듯했다. 정규 리그 1위에 올라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현대건설은 무려 12일간 휴식을 취한 만큼 경기 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세트부터 흥국생명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현대건설은 경기력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결국 3세트부터 우위를 점한 현대건설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흥국생명은 남은 경기에서도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한다. 하지만 역대 여자부 챔피언 결정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52.95%(17번 9번)로 절반 조금 넘는 수준인 만큼 기적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시 은퇴를 고민했던 김연경은 결국 우승을 위해 현역 연장을 결심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첫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그는 흥국생명에 잔류하며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규 리그 1위를 놓친 탓에 통합 우승은 무산됐다. 김연경의 마지막 통합 우승은 2006-2007시즌이다. 이제 일본 무대 진출 전인 2008-2009시즌 이후 15년 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날 1차전에서는 2일 만에 경기에 나서 지칠 법도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팀 내 최다인 23점에 공격 성공률 42.55%로 투혼을 발휘했다. 이에 상대 선수인 양효진(현대건설)은 "(김)연경 언니가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지 않더라.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승리를 놓쳤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아쉬운 선택들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시작은 좋았지만 서브의 압박이 떨어졌고, 공격의 마무리가 잘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흥국생명은 오는 3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현대건설과 챔피언 결정 2차전을 치른다. 김연경의 우승 도전이 더 멀어질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