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8일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한강 북쪽의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주요 메시지는 이른바 '이·조 심판론'이었다. 현장의 지지자들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에 대한 한 위원장의 날 선 비판에 "옳소"라며 목소리를 높여 환호했다.
지지자들은 이날 종일 흐리거나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우산을 들고 유세 현장을 찾았다. 이들은 유세차를 둘러싸고 해당 지역구 후보와 한 위원장의 이름을 부르는가 하면, 국민의힘의 기호인 '2번'을 여러 차례 반복해 외쳤다. 비가 올 땐 우산을 위로 흔들어 보이며 호응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노원 경춘선숲길 앞에서 현경병 후보(노원갑)의 지원 유세를 하면서 "지금 이 대표나 조 대표 같은 사람들이 줄줄이 달고 있는 혐의, 그런 범죄를 저지른 분이 여기 계시는가. 주변에 보셨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지지자들이 "아뇨"라고 소리쳐 답하자 한 위원장은 "왜 그런 사람이 선량하게 법을 지키는 여러분을 지배하려 드는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이날 오전 마포, 서대문 유세 등에서 강조한 "이·조 심판이 곧 민생"이란 주장의 연장선이다. 지지자들은 한 위원장의 말에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한 위원장은 또, 이번 선거를 '범죄자와 선량한 시민간의 대결'이라고 명명하며 야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일부 지지자는 단상을 향해 "꼭 이기시라", "이재명을 감옥으로"라고 소리를 질렀다.
유세차량이 도심의 사거리에 서 있을 땐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서울 광진구 성산시장, 동대문구 회기역 근처가 대표적이다. 유세차 인근에 여유 공간이 별로 없는 탓에 도로 양옆 인도에 모여 서서 멀찍이 한 위원장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한 위원장의 지원 유세 현장엔 때마다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측이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국민의미래 측은 유세차량 주변이나 바로 앞에서 '국민 여러분 미래합시다', '범죄자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기시겠습니까' 등 문구가 쓰인 패널을 들고 서 있었다. 한 위원장도 이에 화답하듯 지지자들에게 "투표장에서 '국민'만 보고 찍어달라"며 보조를 맞췄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에서만 서쪽의 마포에서부터 서대문, 용산, 성동, 광진, 동대문에 이어 북쪽의 강북, 도봉, 노원 등 9개 지역을 방문했다. 늦은 오후엔 경기 북부의 남양주와 의정부를 찾는다.
광폭 행보 속 한 위원장의 발언 수위가 세진 가운데 설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대문 지원 유세에서 이·조 심판론을 강조하다 "정치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로는 '정치 뭣같이 하는 사람'이라고 톤을 낮췄지만, 야권을 향한 날 선 공격은 종일 계속되는 모양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