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의 항변? "경기력 지적은 100% 수용, 그러나 체중은 아닌데​​…"

신유빈이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인천 2024'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소피아 폴카노바를 상대로 경기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한국 탁구 스타 신유빈(20·대한항공)이 잇따라 국내에서 열린 굵직한 대회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 등으로 승승장구했지만 파리올림픽을 앞둔 올해 초반 슬럼프에 빠져 있다.

신유빈은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의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인천 2024' 여자 단식 1회전에서 소피아 폴카노바(오스트리아)에 덜미를 잡혔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 세계 랭킹 7위로 폴카노바보다 22계단 높았지만 게임 스코어 2 대 3(11-8 14-12 7-11 7-11 5-11) 역전패를 안았다.

이날 신유빈은 1, 2게임을 잡아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180cm 장신의 폴카노바에 밀려 3~5게임을 내리 내주며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폴카노바는 2022년 유럽선수권 2관왕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WTT 대회로 관심을 모았다. WTT 시리즈 중 챔피언스는 그랜드 스매시(2000점), 연말 왕중왕전 성격의 파이널스(1500점)에 다음으로 많은(1000점·이상 우승 랭킹 포인트) 랭킹 포인트가 걸린 대회다. 파리올림픽을 앞둔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대회.

하지만 신유빈은 1회전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신유빈과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복식에서 21년 만의 금메달을 한국 탁구에 안긴 전지희(20위·미래에셋증권)는 자난 위안(18위·프랑스)을 3 대 2(11-6 11-5 8-11 7-11 11-5)로 눌러 대조를 이뤘다.

남자 선수들도 힘을 냈다. 18살 막내 오준성(46위·미래에셋증권)이 오마르 아사르(17위·이집트)를 3 대 2(11-7 9-11 11-7 8-11 11-5)로 눌렀고, 34살 베테랑 이상수(29위·삼성생명)도 에드워드 리(40위·캐나다)를 3 대 0(11-7 11-4 11-9)으로 완파했다.

신유빈은 '탁구 신동'으로 5살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삼성생명 선수 출신인 아버지 신수현 GNS 매니지먼트 대표의 피를 이어받은 신유빈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탁구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는 등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는 여자 복식에서 세계선수권 은메달,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내며 '대한탁구협회(KTTA) 어워즈 2023'에서 최우수 선수(MVP)로 뽑혔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부 8강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신유빈이 실점 후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부산=황진환 기자


하지만 올해 초반 경기력이 좋지 않다. 신유빈은 지난 2월 한국 탁구 사상 최초로 안방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낮은 아리아나 디아스(푸에르토리코), 브루나 다카하시(브라질) 등에 지면서 에이스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특히 신유빈은 아시안게임 이후 방송 예능 시상식, 화장품 홍보 대사 위촉식 등에 참석하면서 훈련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탁구 지도자는 "살이 좀 붙어서 빠른 공에 반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신유빈은 절치부심, 이번 WTT 챔피언스를 준비해왔다. 이달 중순 WTT 싱가포르 스매시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혼합 복식 은메달을 따낸 신유빈은 귀국 뒤 소속팀에서 착실하게 안방 대회 대비 훈련을 소화했다. 신유빈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경기력 부진과 체중 등에 대한 지적을 받고 선수 본인이 굉장히 열심히 훈련을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1회전 탈락의 결과가 나왔다. 이 관계자는 "몸 상태도 괜찮았고, 훈련도 열심히 했는데 본인도 굉장히 아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자기 관리 소홀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신유빈이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부분은 100% 받아들일 수 있지만 관리를 못 해서 체중이 불었다는 지적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는 것. 관계자는 "탁구가 리듬 체조나 피겨 스케이팅처럼 체중과 큰 관계가 있는 종목이 아니고, 근육량을 키워야 하는 부분이 있어 살이 찐 것처럼 보일 수 있다"항변하면서도 "그러나 지적을 받고 신유빈도 최근 훈련을 통해 체중을 줄였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다음 달 중순 열리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컵 마카오 2024'에서 분위기 반등을 노린다. 세계 랭킹 1~3위 쑨잉사, 천멍, 왕이디(이상 중국) 등 상위 48명이 출전하는 대회다. 과연 신유빈이 최근 부진을 씻고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