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양대 시선집 중 참여주의적 경향을 대표하는 창비시선이 500호 기념시선집을 출간했다. 1975년 창비시선 '농무' 첫 출간 후 약 50년 만이다.
출판사 창비는 500호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과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을 함께 펴냈다고 27일 밝혔다.
미학적 탐구를 대표하는 문학과지성 시인선과 함께 한국의 양대 시선집으로 꼽히는 창비시선은 1975년 3월 초판이 나온 신경림의 시집 '농무'를 시작으로 올해 49년째를 맞았다. 시선집은 무려 500호째다.
이 시선집 제목은 창비시선의 시작을 알린 신경림 시집 '농무'의 수록작 '그 여름'의 한 대목에서 따와 창비시선 50년의 역사를 상징한다.
기념시선집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은 안희연, 황인찬 시인이 창비시선의 401번(김용택 '울고 들어온 너에게)부터 499번(한재범 '웃긴 게 뭔지 아세요')까지 각 시집에서 한 편씩을 뽑아 묶었다.
김용택의 '오래 한 생각'을 비롯해, 박연준 '고요한 싸움', 백무산 '정지의 힘', 정호승 '집을 떠나며', 정끝별 '모방하는 모과', 한재범 '다회용' 등 현대시 90편의 시가 수록됐다.
특별시선집 '한 사람의 노래가 온 거리에 노래를'은 시인들이 즐겨 읽는 시들을 수록했다.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의 저자들이 창비시선 전체 작품 중에서 추천했다.
김수영 시인 '책', 신경림 '목계장터', 정희성 '저문 강에 삽을 씻고', 김선우 '어라연', 진은영 '아름답게 시작되는 시' 등 73편의 시가 꼽혔다.
창비는 창비시선 500호 출간을 기념해 문학 행사를 연다. 내달 19~28일 서울 마포구 '디콜라보'에서 젊은 시인들이 일일 점원으로 참여하는 팝업스토어를 연다. 2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을 엮은 안희연·황인찬 시인의 북토크가 진행된다. 전국 순회 북토크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