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는 내용의 4·10 총선 공약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한 위원장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겠다.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제한을 풀어서 서울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회의 세종 이전은 행정 비효율의 해소, 국가균형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세종시를 미국의 워싱턴D.C처럼 진정한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여의도 국회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서울시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예를 들어 프랑스의 오르세 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등 세계적인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맘껏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공약 발표에 대해 세종시, 국회사무처 국회세종의사당추진단 등 관계부처의 반응도 제각각입니다.
한 위원장의 공약을 접한 세종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구체적인 부분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국회의 세종 완전 이전이 실현 가능하냐는 질문에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돼야 하고 추후에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렇게 해야 규모나 기간 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 지금 당장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시는 이후 한 위원장의 국회 완전이전 공약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국회사무처 국회세종의사당추진단 관계자는 세종시로의 국회 완전이전 공약 관련 기사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지난해 국회사무처 국회세종의사당추진단은 사업추진방식과 총사업비 협의에 소요되는 기간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으나 2024년 상반기 중 총사업비 협의가 완료되는 경우, 2031년 전후로 국회세종의사당이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한 위원장의 공약을 찬성한다면서 "국회 세종시 이전 말고 여야가 합의하여 무산됐던 수도 이전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 대표는 "각종 사법·사정관련 기관도 이전해야 한다. 대법원 같은 경우는 국민들이 대법원 건물에 갈 이유가 없다. 대검찰청, 감사원, 헌법재판소도 다 마찬가지"라며 "대법원, 헌재, 감사원, 대검찰청이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시로의 국회 완전 이전 공약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 위원장이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과거 대통령실 이전비용 과소추계 논란도 있었던 만큼 구체적인 재원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회 세종 이전 등의 공약을 준비한 바 있는 민주당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본회의장, 상임위,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 등 모든 기관들을 포함한 국회 완전 이전 비용을 4조 6천억원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국회사무처 산하 국회세종의사당추진 TF가 2022년 추계한 국회 이전 비용은 3조 6천억 원이었습니다. 다만 이 안은 본희의장과 일부 상임위의 서울 존치를 전제로 한 안입니다.
해당 공약이 선거 때마다 나왔던 이슈라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세종시에 기반을 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행정수도 완성 시민연대'는 한 위원장의 공약과 관련해 "표심을 얻기 위한 반복적 헛공약"이라며 "560만 충청인을 더 이상 우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력하게 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연대는 "세종시 행정수도 공약은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활용됐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제대로 지켜진 적이 없다"며 "우리는 재탕·삼탕 소재로 악용되며 국가균형발전을 염원하는 충청인 마음을 속이고 신뢰를 저버린 구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세종시를 방문해 '진짜 수도론'을 주장하며 대통령 세종집무실 설치와 국회 세종의사당 공약, 세종청사에서 격주 국무회의 개최 등을 약속했지만 공약은 지연되고 있고, 세종 국무회의는 취임 후 단 2회 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 위원장의 국회 완전 이전 공약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세종시 행정수도 공약이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사과와 헛공약 악용 방지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 제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국회는 지난해 10월 6일 재석 의원 255명 중 찬성 254명, 반대 0명, 기권 1명으로 '국회 세종의사당의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국회 규칙)'을 통과시켰습니다. 당시 국회의 전체 17개 상임위원회 중에서 12개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이 결정됐습니다.
세종 국회 분원이 아닌 '완전 이전' 추진,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세한 의견은 댓글로도 환영합니다.
※투표 참여는 노컷뉴스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