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사령탑' KIA·롯데, 엇갈린 출발…짜릿한 무패 1위, 뼈아픈 3연패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최형우가 6회말에 동점을 만드는 솔로 홈런을 치고 3루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대표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KIA와 롯데의 올 시즌 초반이 엇갈리고 있다. 나란히 새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KIA는 개막 연승을 달렸고, 롯데는 연패에 빠졌다.

KIA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서 2 대 1로 이겼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 속에 롯데가 먼저 점수를 냈지만 KIA가 뒤집어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개막 2연승이다. KIA는 지난 23일 키움과 개막전에서 7 대 5로 이겼고, 24일은 비로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롯데와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4번 타자 최형우는 천금의 동점 1점 홈런을 날렸고, 3번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결승타를 날리는 등 2안타 1타점으로 주포 나성범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톱타자 박찬호는 2안타에 결승 득점으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은 첫 선발 등판에서 호투에도 승리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5⅓이닝 동안 안타 5개와 사사구 4개 등으로 1점을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솎아낸 호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8회 등판한 전상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마무리 정해영이 9회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2 대 1 승리로 경기를 마치고 코치진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연합뉴스

KIA는 스프링 캠프를 코앞에 두고 김종국 전 감독이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물러나는 악재를 맞았다. 스프링 캠프 기간 이범호 타격 코치가 새 사령탑에 선임돼 시즌을 준비했다. 이 감독은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올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새내기 사령탑의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일단 출발이 좋다. KIA는 지난해 아쉽게 포스트 시즌(PS)에 오르지 못했지만 전력이 나쁘지 않았다. 팀 타율(2할7푼6리), 홈런(101개) 2위에 올랐고, 팀 평균자책점(ERA)도 5위(4.13)에 올랐다.

올해 전력 누수가 적어 가을야구 진출 후보로 꼽히고 있다. KIA는 10개 구단 중 유일한 무패로 초반이지만 1위를 달리고 있다.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롯데는 개막 3연패 늪에 빠졌다.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에 3회 정상을 이끈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이 부임했지만 시작이 좋지 않다.

이날 롯데는 좌완 찰리 반스가 선발 등판해 6이닝 6탈삼진 4피안타 3사사구 1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팀 타선이 6안타 1득점 빈공에 시달리며 승리를 얻지 못했다.

SSG와 개막 2연전 원정을 내준 롯데는 연패를 끊지 못했다. 롯데는 특히 25일 0 대 6으로 뒤진 9회초에만 무려 6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였지만 곧바로 9회말 길레르모 에레디야에 끝내기 홈런을 맞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앞선 2경기와 달리 선취점을 냈다. 6회초 1사에서 연속 볼넷을 골라내 양현종을 강판시킨 롯데는 나승엽도 바뀐 투수 임기영에 볼넷을 얻어낸 뒤 만루에서 박승욱의 내야 땅볼로 0의 균형을 깼다.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선발 투수 반즈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또 뒷심에서 밀렸다. 6회말 잘 던지던 반즈가 1사에서 최형우에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최형우가 반즈의 슬라이더를 통타, 우중월 비거리 120m 동점포를 터뜨렸다.

롯데는 이후 점수를 내지 못했고, 8회 뼈아픈 역전을 허용했다. 3번째 투수 구승민이 무사에서 박찬호에 좌전 안타를 내준 뒤 희생 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소크라테스에게 결승타를 허용했다. 배짱투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신인 우완 전미르가 투입됐지만 역전된 뒤였다.

롯데는 지난해 7위에 머물러 이대호(은퇴)가 복귀했던 2017년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소외됐다. 지난해 LG가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는 광경을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1992년 이후 30년 넘었던 정상 등극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 감독도 미디어 데이에서 "임기 3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일단 올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다. 롯데는 27일 나균안을 선발 투수로 내세워 연패 탈출과 함께 시즌 첫 승을 노린다. KIA는 새 외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선발로 앞세워 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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