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형섭 '미성년 성범죄 변호'…국힘 내로남불?

의정부을 이형섭 후보, 화학적 거세 주장해놓고 미성년 성폭력범 변호
성범죄 변호 이력 잇따른 논란…법적 기준과 정치적 기준 달라
'피해자 편' 강조하며 공세 폈던 한동훈
정작 자당 후보들에 대해서는 침묵
"도덕성 문제 쉽게 생각한 정치권…유권자 심판해야"

국민의힘 이형섭 후보(경기 의정부을)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이형섭 후보(경기 의정부을)가 미성년자 성폭력 사건에서 가해자 측 변호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CBS노컷뉴스가 26일 단독 입수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 후보는 2019년 당시 11세였던 미성년자를 간음한 남성을 변호했다. 이 남성은 인터넷에서 피해자의 사진을 본 뒤 구체적인 신상을 파악했고, 이를 빌미로 피해자에게 음란물을 제작하게 했다. 이듬해에는 두차례 유사간음했다. 또 피해자의 삼촌인 척 또다른 가해자를 협박해 현금 300만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죄질이 좋지 않고 그 죄책에 상응한 엄정한 처벌을 면할 수 없다"고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모든 피고인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고 변호사도 자유롭게 사건을 수임할 수 있지만, 법적 기준과 정치적 기준은 다른 측면도 존재한다. 또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강북을에 공천됐던 조수진 전 후보자의 성범죄 변호 이력을 문제 삼아 취소했던 전례가 부각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이형섭 후보(경기 의정부을) 페이스북 캡처

특히 이 후보는 2022년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2의, 제3의 김근식 사태는 발생할 수밖에 없으므로 윤상현 국회의원님의 화학적 거세 법안 발의 계획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평소 소신과 수임해 변호한 내용 사이에 간극이 크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범행을 전부 인정하고 일체의 무죄 주장이나 심신미약감경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알려왔다

국민의힘은 자당 내에서 조수연(대전 서갑), 구자룡(서울 양천갑), 유영하(대구 달서갑) 후보에 이어 이 후보까지 성범죄자에 대한 변호 논란에 휩싸였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동안 성범죄 변호 이력을 놓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던 만큼 잇따라 드러나는 자당 후보들에 대한 침묵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조수진 전 후보의 성범죄 변호 이력이 드러나자 "저는 민주당이 이 분을 철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용인하지 못하겠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민의 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성범죄자 변호 이력을 놓고 정치권이 골머리를 앓으면서 "전반적으로 검증이 부족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존 정치권에 입성한 변호사들의 경우 '인권 변호사'라는 공통적 특징이 있었던 만큼 정서적 거부감도 상당하다.

명지대 김형준 정치학과 교수는 "우리 정치권이 도덕성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했으니 검증이 미흡했던 것"이라며 "유권자들이 심판을 해 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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