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정치 전문 언론인 에드먼드 포셋의 정치 3부작 중 '자유주의: 어느 사상의 일생'에 이어 두 번째 책 '보수주의: 전통을 위한 싸움'이 국내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전통적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원래 근대화에 반대하는, 다시 말해 재산과 사회질서에 애착을 갖고 변화는 싫어하는 부류였지만, 어느 순간 망설이고 주저하는 태도를 버리더니 자본주의와 그 물질적 진보를 강력히 대변해왔다고 진단한다. 끊임없이 저항하고 인내하며 적응해온 것이 보수주의의 실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자칭 보수주의자라고 하는 세력에서도 1945년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만들고 떠받치는 데 많은 일을 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있는가 하면, 초시장주의를 견지하면서 동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국민(대중)'의 이름으로 대변하는 비자유주의적 강경우파가 있다. 저자는 특히 후자들이 타자에 대한 낙인찍기, 사회적 다양성의 부정과 내부 적에 대한 사냥, 배타적 민족주의 등을 보여왔다고 지적한다.
민주적 자유주의의 평등적인 언어와 타협한 보수주의자들은 근대 자본주의의 도시와 산업 환경에서 적응력과 광범위한 민주적 호소력을 지닌 우파 정당이 됐다고 말한다. 그들은 민주적 자유주의를 방해하고 지연시키기도 했지만, 마침내 자유주의자들의 옷을 훔치기도 했다.
정치적 우파는 지난 반세기 중 대부분을 지배해 이제는 사회적 통념이 됐지만 주로 '중도'에서 통치했고, 그럴수록 자신들의 색깔을 조금씩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타협에 따르는 비용도 지불해야 했다.
저자는 새로운 세기가 되자 보수적인 중도는 흔들렸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고 있는 강경우파(극우)를 조망한다. 강경우파 보수가 일관성이 없다며 무시할 것이 아니라 민주적 자유주의에 결함과 이행되지 않은 약속들을 파고드는 강경우파가 발휘할 호소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런 작은 힘 하나하나가 뭉쳐지면 체계적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유민주주의를 수용하는 온건 보수주의의 생존이 자유주의에 대한 중요한 균형이라며, 이제 온건 보수주의를 위한 싸움은 자유민주주의 전체를 위한 싸움과 떼려야 뗄 수 없다고 본다.
에드먼드 포셋 지음 | 장경덕 옮김 | 글항아리 | 736쪽
미국의 선출직 정치인이 다년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정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꼭 배우고 익혀야 할 '모든 것'을 간결하고 읽기 쉽게 정리한 정치활동 지침서다.
한국 사회는 민주화 이후 자유의 공간이 크게 열렸음에도, 진가를 발휘해야 할 정치가 불신과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은 우리 시대의 큰 아이러니 가운데 하나다. 물론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극화(Polarization), 포퓰리즘(Populism), 탈진실(Post-truth)의 이른바 3P 현상의 부상은 전 세계적으로 적대와 증오를 불러일으키며 민주 정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정치활동의 외양뿐 아니라 내실(본질)과 인격의 중요성도 강조하며, 시민들이 정치 리더에게 기대하는 건설적 변화의 주인공으로 나서주기를 요청한다.
정치에 대한 저자의 정의는 '관계, 연합, 영향력, 권력을 둘러싼 활동'이다. 그렇다 보니 드러나지 않게 전략·전술을 실천하는 책략 같은 것의 불가피함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책략으로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도 시민의 동의를 구하고 상대편 정치인과 합의를 이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정책과 선거 혹은 이념과 제도를 다룬 다른 책들과 달리 정치의 이념과 정책을 실제 사회 속에서 시도하고 조정하고 실현하는 정치인이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를 갖추고, 어떻게 경쟁 상대와 시민-유권자를 포함한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대해야 하는지를 짚고자 한다.
브라이언 C. 해거티 지음 | 박수형 옮김 | 서해문집 | 200쪽